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올해 제3차 사천왕사지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모습을 드러낸 동탑지 녹유전.
신라시대 문무왕 19년(679)에 완공한 경주 사천왕사(四天王寺)의 정방형 쌍탑은 모두 기단부 네 면에 사천왕이 악귀를 제압하는 모습을 새긴 녹유전(녹색 유약을 바른 벽돌)을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적 정비 차원에서 지난 2006년부터 사천왕사 터에 대한 연차 발굴을 벌이고 있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원래는 목탑이었으나, 현재는 기단만 남은 쌍탑터 중 서탑터에 이어 올해 동탑터를 발굴조사한 결과 두 탑 모두 같은 방식으로 `녹유사천왕상전’을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10일 밝혔다.
조사 결과 동탑터에서 녹유전은 목탑 기단부를 장식하던 면석으로 사용했으며, 아울러 그것들을 기단 계단을 중심으로 각 면에 6개씩(3쌍×2조), 모두 24개(4면×6개)를 배치함으로써 사천왕이 목탑 사방을 경계하는 모습을 연출하고자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지금까지 발굴조사를 통해 사찰 중심 건물인 금당과 목탑은 강돌과 토사를 한 겹씩 교대로 다져 가면서 기단을 쌓았다는 사실도 분명하게 밝혀졌다.
연구소는 “이런 기단 축조 수법은 토사만을 여러 차례 반복해 기단을 조성하는 백제의 판축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에서 관계 분야의 연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를 포함해 지난 3년간에 걸친 학술발굴 조사 결과 신라시대 사천왕사의 전체적인 가람배치 방식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즉, 사천왕사는 남회랑(22칸) 중앙에 전체 사찰 대문인 중문(3칸×2칸)을 배치하고, 이 중문을 출발해 남북 일직선상에 금당(5칸×3칸)과 강당(미발굴)을 세웠으며, 금당 남쪽 동서 양측에다가 목탑을 만들었다.
나아가 금당과 그 양쪽 동서회랑(31칸)은 익랑(9칸)이라는 시설로 연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소는 “올해 조사에서는 강당 오른쪽에서 감은사지에서 확인된 것과 같은 장방형 건물지가 확인됐으나 그 기능이 무엇인지는 현재로는 짐작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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