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엔 사람을 희생물로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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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엔 사람을 희생물로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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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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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해전지 인근 우물의 미스터리
 
우물 폐기시점 제사 의식 추정
청동수저 등 출토 `이목집중’


 

 지난 2000년 국립경주박물관 안압지관 앞에서 확인된 깊이 10.27m의 통일신라시대 우물은 여러모로 의문을 증폭시킨 유적이었다. 다른 무엇보다 이곳에서는 7-8세 가량 되는 어린아이 인골이 머리를 바닥쪽으로 향한 채 거꾸로 박힌 모습으로 확인된 것을 비롯해 소 갈비뼈(4분의 1마리 분)와 닭뼈를 비롯한 많은 동물뼈, 두레박 2점, 그리고 10여 점에 달하는 토기 등이 비교적 가지런한 상태로 출토됐기 때문이다.
 이 어린아이 인골은 동아대 고고미술사학과 김재현 교수가 감정한 결과 두개골이 함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우물 속 상황은 우물을 만들어 사용하다가 그것을 폐기하던 시점에 모종의 제사와 같은 의식이 치러졌으며, 그 일환으로 사람을 희생물로 바치는 의식도 가미되었을 것이라는 추정을 가능케 했다.
 하지만 이 발굴은 그 의식의 정체에 대해서는 의문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가 최근 경주 임해전지(사적 18호)북쪽 신라 왕경 유적에서 발굴한 통일신라시대 우물은 그 실마리를 풀어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에 확인한 우물도 출토 유물 연대나 구조가 경주박물관 우물의 그 것과 매우 흡사하다. 즉, 깊이는 7.2m나 되는 원형 석축 우물이지만 지름은 80㎝ 정도에 지나지 않아, 성인 한 사람 겨우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협소하다. 이에 더해 이곳 출토 유물 또한 각종 동물뼈와 토기가 주축을 이룬다. 두 지역 우물 출토 토기류는 모두 8세기 후반에 제작됐다고 판단된다는 점도 같다.
 다만, 경주박물관 우물에서 나온 인골이 이번 임해전지 인근 우물
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점이 다를 뿐이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이 우물이 8세기 말 혹은 9세기 초반에 폐기된 뒤 그 자리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 사실을 확인했다고 현장 조사원인 차순철 학예연구사가 말했다.
 이로써 본다면, 우물 안 출토 토기류가 제작된 시점과 우물이 폐기된 시점, 나아가 그 위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는 시점은 큰 차이가 없이 거의 동시에 진행된 셈이 된다.
 그렇다면 우물 안 출토 토기류와 각종 동물뼈는 우물이 폐기되던 시점에 누군가에 의해 `일부러’ 매납된 것이 된다.
 우물 속 토기류 중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많다는 사실은 이들 토기류가 실수에 의해, 예컨대, 물을 길어 올리다가 잘못해서 우물로 빠뜨린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더불어 이번 임해전지 인근 우물에서도 경주박물관 우물에서 마찬가지로 머리 뒤꽂이 여러 점과 청동수저 1점이 출토된 점도 비상한 주목을 끈다.
 이런 물품들은 대체로 이 시기 죽은 사람을 무덤에 매장하면서 그 부장품으로 넣어주는 것들이기도 하다.
 차 학예사는 “두 우물 유물 출토 양상을 보면 그 유물 상당수가 모종의 제사의식과 관련된 것임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다만 이번 임해전지 인근 우물의 경우, 그런 의식이 우물을 만든 직후에 행해졌는지, 아니면 우물을 폐기할 시점에 치러진 것인지는 추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주/김성웅기자 ksw@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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