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로의 결혼’ 새 옷 입다
포항 효자아트홀서 17일 공연…한층 가벼워진 대사·무대 눈길
18세기 초연된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현대적 감각과 젊음의 옷을 입고 포항 관객을 찾아온다.
국립오페라단이 선보이는 `피가로의 결혼’이 17일 오후 3시, 7시30분 효자아트홀에서 3시간 동안 펼쳐진다.
이번 오페라는 젊은 층과 소통하려는 갖가지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다.
오페라의 고루한 느낌을 덜어내려는 듯 무대 배경을 세비야의 백작 저택에서 야구장으로 옮겼다. `피가로’는 야구복을, 사랑스럽고 현명한 `수잔나’는 야구복 상의에 청바지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나와 정갈한 연기와 노래를 선보인다.
무엇보다 어깨 힘 빼고 무게를 덜어낸 대사 번역도 객석을 사로잡을 듯 하다.
백작 부인과 사랑에 빠졌다 백작 손에 강제로 군대에 가는 미소년 케루비노를 놀리는 대목은 옛날 코미디언 서영춘의 넉살스런 입담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떠도 곱뿌가 없으면 못 마시지’로 표현되고, `가위바위보들보들보들 개미똥구멍멍이가 노래를 한다’처럼 재미난 대사도 무대 위 전광판에 자막으로 흐른다. 등장인물의 노래가 `헉’ `걍(그냥)’ 등의 인터넷 용어로 옮겨진다.
대사의 느낌을 현대인들에게 직접적으로 전하기 위해 원작 대사보다 더 긴 자막으로 처리한 것.
또한 출연진도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기성 젊은 성악가와 오디션을 통해 선정된 대학생 성악가들을 구성했다.
극중에서 시종 `피가로’는 하인 `수잔나’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알마비바 백작은 수잔나를 유혹하고 이를 지켜보는 백작부인의 마음은 처참하다. 피가로는 백작부인과 함께 기지를 발휘해 백작의 마음을 돌리고 결국 수잔나와 결혼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한번 쯤은 들어본듯 한 익숙한 줄거리로 당시 상류층과 하인의 관계를 풍자함으로써 귀족사회를 비판한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공연을 기획한 포스코 관계자는 “화려하지 않고 현대적으로 단순화한 무대에서 유머를 섞어 요즘 말투로 처리한 자막, 출연진의 우스꽝스러운 춤 동작 등은 새로운 관객을 오페라로 끌어들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 공연은 국립오페라단이 처음 선보이는 프로젝트 `찾아가는 오페라(UTO)’ 시리즈다.
관람권은 12일까지 포스코 홈페이지(http://www.posco.c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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