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딛고 포스텍 입학한 백민우군
희귀난치병을 앓고 있는 학생이 포스텍에 당당히 입학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포스텍 화학과 신입생인 백민우(18·사진)군이다. 백 군이 앓고 있는 질환은 운동신경 및 감각신경이 특정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손상되는 희귀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
근육들이 점점 위축돼 잘 걷지도 못하는 백군은 교육열이 높은 수도권(안양고 졸업)에 살면서 한번도 과외를 받거나 학원에 가본 적이 없고, 펜을 잡고 필기하기도 어렵지만 성적은 항상 상위권을 유지했다.
토익과 텝스 성적도 910점과 880점에 이르고 한글 자막없이 외국드라마를 볼 정도의 영어실력도 갖추고 있으며 한자 강사인 어머니 덕에 한자에도 관심을 가져 한자 5000자를 외워야 하는 `한자 사범 자격증’도 취득했다.
백군은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화학에 재미를 느꼈다. 남보다 훨씬 늦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대학교재를 구입해 일반화학과 유기화학 공부를 혼자 시작했다. 많은 학생들이 중학교 시절부터 `선행학습’을 시작하는 것에 비하면 다소 늦은 선택이었지만 지난해 10월, 조기졸업자로서 다른 친구들과 함께 당당히 포스텍 합격증을 손에 쥐었다.
“화학에 관심을 갖고 포스텍 경시대회에 왔을 때 `실력만 있으면 신체적 불편함에 대해서는 힘껏 지원해주겠다’는 방침을 들은 뒤 포스텍 진학을 결심했어요”라는 백군은 “휠체어를 타는 단 한 명을 위해 모든 시설을 정비했다는 이야기는 점점 걷기 힘들어지는 제게 큰 감동으로 와 닿았죠”라고 말했다.
백군은 “아직은 화학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지만 더욱 열심히 공부해 앞으로 어떤 화학자가 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생각”이라며 “학문의 세계에서 장애는 단순한 불편에 불과하며 영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와 같은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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