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의 야생마처럼 신나게 연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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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의 야생마처럼 신나게 연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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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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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7급 공무원’으로 돌아온 배우 강지환
 
 
 
 의욕 넘치는 국정원 요원 재준역 맡아
“전작 영화 무게 훌훌 털어버려 편안”

 
 “영화 찍을 땐 다 필름 값 걱정해야 하는 건 줄알았어요. 분명 `오케이’ 했는데 하고 싶은 거 있으면 더 해보라고 하시니까 꿈만 같았어요”
 14일 영화 `7급 공무원’ 개봉을 앞두고 만난 배우 강지환은 이번 코미디 영화를 통해 전작들에서 짊어지고 있던 무게를 훌훌 털어버린 것처럼 편안해 보였다.
 “사실 스태프들이 기술 시사를 할 때 가서 봤는데 미치는 줄 알았죠. 스태프들은 이미 다 본 거니까 아무 반응이 없잖아요. 잠도 못 잤어요. 다음날 관객들 상대로 게릴라 시사회가 있어서 일부러 갔다가 웃음 소리가 들려서 안심했죠. 다시는 죽어도 기술 시사 안갈 거예요”
 김하늘과 함께 국정원 요원 커플로 호흡을 맞춘 강지환은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장난스럽고 빈 구석이 있지만 미워할 수 없는 남자의 매력을 십분 보여줬다.
 그의 전작은 `영화는 영화다’. “잘해야 된다는 생각이 너무 컸죠. 드라마에서 옮겨와 연기 못하는 한계가 들통나지 않을까 하는 시선도 있었고, 김기덕, 소지섭이라는 걸출한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뒤지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컸어요”
 큰 부담을 안고 힘들게 찍었지만, 저예산 영화로 평단과 흥행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며 `강지환의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작’으로 꼽혔다.
 그러나 그가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로 얼굴을 알리기 전 주연을 맡았던 영화가 있다. 신동일 감독의 `방문자’(2006)에서 그는 이단으로 취급받는 한 종교의 전도사였다.
 “뮤지컬로 시작해 방송에서 단역을 오래하다가 한 아침 드라마가 잘 되면서 풀리는가 싶었는데 잘 안됐어요. 연기 맛은 봤고 하고 싶은데 찾아주는 데가 없어 몇 년 고생했죠. 그러다 우연히 오디션 제의가 들어왔고, 영화 주인공이라는 생각에 무작정 시작했어요”
 그는 “영화 찍기 한 달 전부터 배우와 감독, 연기 선생님이 일주일에 세 번씩 만나 대본 얘기하고, 상황극으로 연습했다”며 “그땐 영화 제작 시스템이 다 그런 줄 알았다”고 말했다.
 “춥고 배고팠던 생각밖에 안 나요. 추운 현장에서 쉴 곳이 제 차 한 대밖에 없어서 쉬는 시간엔 감독이랑 배우, 스태프가 다 제 차에 끼어 웅크리고 있었어요. 매번 필름이 몇 십만 원이라며 걱정을 해서 4~5분 짜리 마지막 신을 찍을 땐 `이거 엔지(NG) 내면 물어줘야 하나’걱정했다니까요. 출연료도 원래 200만원 받기로 했는데 아마 못 받은 것 같아요”
 당시 “개봉은 엄두도 못 내고 영화제 출품에 의의를 두고” 만든 영화는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되고 시애틀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으나 대중의 기억에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강지환은 “그땐 연기도 모를 때고 대사도 쓰여 있는 대로 읽다가 영화가 거의 끝날 때 쯤에야 느낌이 오면서, 이게 이 내용이었구나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영화는 그에게 또 다른 기회도 안겨줬다.
 영화 촬영 막바지에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의 오디션 제의가 들어왔고 당시 `독이 오른’ 신인 배우가 작가의 눈에 들었다.
 “조연인 줄 알았는데 주연이라기에 날 왜 부르나 하면서 갔어요. 당연히 떨어질거라는 생각에 관심도 없었고, `방문자’ 촬영이 남아 있을 때라 빨리 하고 세트장 가야지 했죠. 그런데 작가가 저를 건드리는 말씀을 하신 것 같아요. 전 그때 필름 값 걱정하면서 독이 올라 있었고 또 어린 나이였으니까 받아쳤고요. 나중에 들으니 말 그대로 작가와 감독이 좋아하는 `신인의 눈빛’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세 번째 영화에서는 그동안 품었던 독을 쏙 뺐다. “`영화는 영화다’에서는 닫힌 공간에 있다가 경기에 뛰어나가는 말 같은 기분이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들판의 야생마처럼 마음껏 뛰어놀았다”고 했던 그의 말이 이해가 된다.
 “`방문자’ 때도 그렇고 `영화는 영화다’도 그렇고 영화는 다 필름 값 걱정해야 되는 건 줄 알았어요. 이번에는 영화 촬영 환경에도 익숙해졌고, `영화는 영화다’에서 부담감 때문에 못 보여줬던 것을 더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고요”
 의욕 넘치지만 어리바리한 국정원 요원 재준 역을 맡은 그는 임무를 수행하기 전 주먹을 쥐었다 폈다하는 `잼잼’을 한다.
 “드라마 할 때부터 저만의 제스처를 만들어 내는 걸 좋아했어요.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미치겠는 상황을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다가 리허설 때 우연히 한 번 쥐었는데 `어랏’하며 `딱 꽂혀서’ 신마다 집어 넣었죠. 와인잔 들 때 새끼 손가락 드는 건 `경성스캔들’에서 써먹었던 건데, 참 꼴보기 싫잖아요. 수지(김하늘) 더 약 오르라고 한 번 더 써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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