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는 일감 확보위해 손실 감수…저가 덤핑수주
중소기업들의 공공기관에 대한 제품판매방식이 단체수의계약 폐지이후 큰 혼란에 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대구 중·남구)이 한국전력공사 및 기타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중소기업제품 구매현황’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이 공공기관 입찰 때 원가이하로 낙찰을 받는 등 `제살깎이식’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는 8일 1290억원어치(생산원가 수준의 예정가)의 변압기에 대해 해당업체를 대상으로 공개입찰을 붙인 결과 제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85%수준에 낙찰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들이 제품을 발주하면서 발주단가를 생산원가이하 수준에서 발주를 한데다 업체들이 일감이 없어 저가에 덤핑수주를 한데서 비롯되고 있다. 당초 이 같은 낙찰 예정가는 원자재·인건비를 비롯해 수익성 7%정도 등 모든 경비를 포함한 한전의 생산원가 기준에 불과한 것으로, 예정가 이하에 낙찰될 경우 그만큼 적자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 한전 측 및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생산원가 이하에 낙찰한 업체는 15%정도의 손실이 당장 예상되고 있다. 이는 업체들이 공장을 멈출 수 없어 제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금융권의 자금회수 등을 우려해 이같이 덤핑으로 수주, 자멸의 길을 걷고 있는 실정이다.
(주)케이에스일렉트사가 240억원(예정가의 85%로)어치의 변압기 주문을 덤핑(최저가격입찰조건)으로 받았으나,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해 끝내 부도, 결국 금융기관에 큰 피해를 안겨주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발주물량이 대폭 줄어들어 올해 추가발주 물량은 아직 확정되지 않는 상태여서 지난 입찰 때 11개사 정도만 물량을 확보할 뿐 그나마 약 30여개가 넘는 업체들은 단 1대도 변압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5개월여 째 공장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이며 올해 말까지 이러한 물량확보난이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국주택공사나 지방자치단체들이 발주하는 물량도 마찬가지. 공사를 최저가로 따낸 대형건설사들이 하청업체에 원가이하수준에 발주를 함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다음 주문량을 확보하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면서 대기업의 발주에 참여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배영식 의원은 20일 은행연합회 회관에서 기획재정부, 조달청, 중소기업청, 한국전력공사, 대한주택공사, 기업중앙회, 중소기업협동조합 등 관계기관 고위층 책임자를 초청, `중소기업제품 공공구매제도 문제점 및 개선과제 정책간담회’를 개최한다.
/손경호기자 skh@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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