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사진> 전 국회 부의장이 앞으로 여의도 정치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대일 경제외교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 전 부의장은 최근 “이제 국내 정치에 개입한다는 오해를 부르는 일을 하지 않겠다. 대신 앞으로 대일 경제외교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 측근이 31일 전했다.
▶관련기사 5면
이 전 부의장은 3일부터 사흘간 도쿄를 방문, 일본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일본의 부품소재 산업의 포항 유치 문제와 올해 8월 개항되는 포항영일만 컨테이너 부두 개장에 따른 협력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이번 일본방문은 일본 정부의 공식 초청에 따른 것으로 박승호 포항시장과 박정호 한일의원연맹 사무총장이 동행한다. 이 전 부의장은 방일 기간에 니카이 도시히로 경제산업상을 비롯해 일본 경제계 인사들을 만날 계획이다.
특히 한일의원연맹 회장이기도 한 이 전 부의장은 연맹을 통한 대일외교에도 부쩍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방일 기간에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모리 요시로 전 총리를 회동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전 부의장이 이처럼 대일외교에 전념키로 한 것은 최근 정국상황과 당내 역학관계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4.29 재보선에서 자신의 최측근인 정종복 전 의원이 낙선한 데다 원내대표 경선과정에서 특정후보를 배후 지원했다는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불거지면서 최근 입지가 다소 주춤하는 양상이다.
더욱이 당 쇄신 물결 속에 당내 일부 소장그룹에서 인적쇄신을 둘러싸고 `이 전 부의장의 2선 퇴진론’을 공공연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전 부의장측 내부에서는 아무리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공언해도 존재감 때문에 또 다시 `용퇴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앞으로 대일외교쪽 역할모색에 나서자는 의견수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도 한몫했다는 후문이다.
한 측근은 “이 전 부의장은 지난 23일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면서 “침통한 표정으로 `서재나 정리해야겠다’면서 모든 외부일정을 취소한 채 자택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전 부의장은 최근 가까운 의원들에게 “내 신세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정말 힘들어 못살겠다”면서 괴로운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잘 아는 한 초선의원은 “이 전 부의장이 의도적으로 국내 정치에 개입해온 것이 아니라 당내 상황이 이 전 부의장으로 하여금 나설 수밖에 없게 한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손경호기자 skh@hidomin.com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