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과 독재자와 개성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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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과 독재자와 개성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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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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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윤 환 (언론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80대 후반 노구를 이끌고 반정부 투쟁의 선봉에 나섰다. 그는 11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식’에서 작심한 듯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했다. 요약하면 이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역행’시키고 있고, 이 대통령이 `불행해질 것’이라는 경고다. 그러면서 `행동하는 양심’ 운운하며 국민들에게 행동에 나설 것도 주문했다. 아니, 선동했다.
 심지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세 대통령이 있었지만 국민의 힘으로 정권을 교체했다”며 “우리 국민은 독재자가 나왔을 때 반드시 이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했다”고 아예 이 대통령을 독재자로 낙인찍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재자냐 아니냐,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느냐 여부는 잠시 접어두자. 또 전직이 현직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비난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과연 대통령을 지낸 인물이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惡)의 편이 된다”고 국민들의 등을 길거리로 떠미는 듯한 비상식적 발언을 쏟아놓아도 되느냐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그렇다면 김대중 정권은 이명박 정부보다 민주적이었는가? 김대중보다 이명박 대통령이 더 독재자인가? 예를 들어 보자. 김 전 대통령은 누구보다 화려한 정치기술자였다. 그는 연정 파트너 김종필 씨의 자민련이 원내교섭단체(국회의원 20석 이상)에 미달하자 국회의원을 `꿔줬다’. 교섭단체가 되면 국고보조금이 몇 배 더 나오고 국회에 사무실도 생기는 등 혜택이 주어진다. 총선 민의가 만든 국회구조를 제멋대로 왜곡시킨 행위는 반의회민주주의다. 과연 이명박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꿔줘가며 민의를 왜곡하는 짓이라도 했는가?
 김대중 정권은 언론사 세무조사로 악명이 높다. 조-중-동으로 불리는 보수언론을 뒤졌다. 메이저 3개 신문사 사주들이 구속됐고, 동아일보 사주 부인은 그 충격으로 자살했다. 김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 자살을 그토록 애석해하지만 세무조사 때문에 자살한 신문사 오너의 부인에게 조의를 표했다는 뉴스를 듣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가 신문사 세무조사를 했고, 그 여파로 누가 죽었다는 말도 못들었다.
 김대중 정권은 국정원을 동원해 불법 도청을 자행한 최악의 정권이다. 불법도청 주모자인 국정원 차장은 구속됐고, 그의 딸은 그 충격으로 자살했다. 김 전 대통령이 불법 도청을 사과한 바도 없고, 불법 도청을 하다 구속된 국정원 차장의 딸이 자살했어도 조문했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가 불법 도청이라도 했다는 말인가?
 김 전 대통령은 “오랜 정치 경험과 감각으로 봤을 때 이명박 정부가 현재의 길을 계속 간다면 국민도 불행해지고 이 대통령도 불행해질 것을 확신한다”는 악담을 퍼부었다. 그의 악담은 국내 문제이니 흘려들으면 그만이다. 평생 그런 식으로 정치를 해왔으니 말이다. 그러나 절대 묵과할 수 없는 것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북한이 많은 억울함을 당하는 것 안다. 오바마 정부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란, 쿠바에까지 손을 내밀면서 북한에게는 한 마디 안 하는 것이 참기 어려운 모욕이고 `또 속는가’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고 북한편을 든 것이다. 물어보자. 이들 나라가 북한처럼 핵실험 망나니짓을 했고, 눈만 뜨면 미사일을 쏘며 발작하는지 말이다.
 김 전 대통령이 `피 맺힌 심정으로’ 반 이명박 투쟁을 선동한 날, 북한은 개성공단 남북 실무회담에서 북측 근로자 임금을 현재 1인당 평균 75달러에서 약 4배인 월 300달러로, 공단 1단계 부지 100만 평의 토지임대료를 5억 달러로 인상하라고 요구했다. 토지임대료를 무려 31배나 올리겠다는 것이다. 근로자 숙소(1만5000명 수용 규모)와 탁아소 건설, 근로자 출퇴근을 위한 도로 건설 요구는 애교에 속한다. 북한이 이처럼 막무가내로 나오는 것은 남한이 김대중 전 대통령같은 `친근한’ 존재가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저들이 요구하는 `기숙사’ 건설은 김 전 대통령이 우리 정부에 수차례 요구한 것이기도 하다. 또 김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달러를 퍼부을 때 북한은 이미 잘못된 길에 들어섰는지 모른다. 생떼쓰는 버릇을 길러줬다는 얘기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 중 누가 더 비민주주의적이고 독재자인가? 김 전 대통령은 왜 굶어 죽는 북한 인민들에게 `피 맺힌 심정으로’ `행동하는 양심’을 주문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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