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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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오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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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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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한 뜻을 모르면서 자주 듣고 예사로 쓰기에 마치 잘 아는 말인 양 잘못 생각하는 낱말을 사람마다 갖고 있게 마련이다. 삭망이란 말도 사람들이 정확한 뜻을 모르면서 안다고 여기기 십상인 말 중의 하나다. 소월 시 `왕십리’에 나오는 `초하루 삭망이면 간다고 했지’라는 시구 때문인지 삭망을 그저 음력 초하루쯤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망(望)’이 보름달을 의미하기 때문에 삭망은 음력 초하루와 보름이란 뜻이다.
 만월(滿月)을 지나 다음 만월이 될 때까지를 1삭망월(朔望月)이라고 한다. 1삭망월은  29.53일이며 1태양년은 365.24일이다. 음력 12달이 1태양년보다 약 11일이 짧다. 그러므로 3년에 한 달, 또는 8년에 석 달의 윤달을 넣어야 한다. 만일 음력에서 윤달을 넣지 않는다면 17년 후에는 육칠월에 눈이 내리고 동지·섣달이 요즘 날씨처럼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윤달을 두는 데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 가장 흔히 쓰는 역법은 태양년 19년에 7개월의 윤달을 두는 방법, `19년 7윤법(十九年七閏法)’이라는 역법이다. 이에 의하면 19태양년이 235태음월과 거의 일치하는 일수 6939일이 된다. 이 숫자 6939일을 중국인들은 장(章)이라 하는데 BC 600년 경 춘추시대에 이미 발견했다. 서양에서는 그보다 약 2세기 늦은 BC 433년에 그리스의 천문학자 메톤에 의해 발견돼 지금도 이 숫자를 메톤주기라고 하지만, 이 발견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중국이다.
 오늘이 윤 5월 초나흘이다. 행사 많은 오월, 돈 많이 나가는 오월, 해마다 이념의 목소리 높은 오월, 게다가 또 다른 일 하나로 더욱 시끄러웠던 올해 오월, 눈부신 신록빛 말고는 하나도 반가울 것 없던 `오월’이었는데, 올해는 음력 윤5월까지 들어 `지루한 5월’은 계속되는데  더위는 벌써 칠월 한더위다. 비록 오월이 지겹긴 하지만, 윤달에는 묘지 손보고 수의 장만하기 따위 궂은 일 하는 거라고 하니, 주위 살펴서 처리해야 할 궂은일이라도 있다면 차분히 처리하면서 일찍 온 더위 이겨내며 그렇게 느긋이 지낼 일이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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