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불용예산 1000억원이나 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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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불용예산 1000억원이나 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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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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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시의 예산 편성과 집행 사이에 벌어진 틈바구니가 너무 크다. 2008년도 예산 1조1957억원 가운데 불용액이 987억1200만원이나 된다.  전체 예산의 8.3%다. 게다가 이월액도 14.2%인 1411억5100만원이다. 포항시의회의  2008년도 예산 결산 심의에서 나타난 내용이다. 불용액 비율 8.3%는 10%에 가깝다. 불용액 987억여원은 1000억원에 거의 다가서는 금액이다. 누가 봐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예산 편성 능력의 한계를 의심하게 하는 대목은 집행 잔액이다. 불용액 987억1200만원 가운데 647억원이나 된다. 예산관리 능력이 있기는 한 것인가. 판단하기 어렵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 예산이 늘어날수록 집행잔액과 불용액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그럴 수도 있는 말이다. 그렇다하나 그것도 정도 문제다. 불용액 `10%’가 지니는 의미를 새삼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혈세를 예산으로 쓰는 공공기관들은 불용액을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는 게 상례(常例)다. 불용액은 일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로 인식되기 쉬운 까닭이다. 때문에 불용액을 남기지 않기 위해 머리를 짜내는 게 흔한 모습이다.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사례는 연말에 나타난다. 멀쩡한 도로 파기다. 그것도 기관마다 서로 앞 다투듯 하니 도로는 하루도 성한 날이 없을 지경이다. 포항시는 도로파기로도 남는 예산을 다 쓰지 못하고 그 많은 예산을 남긴 것인가.
 예산 편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업의 타당성과 예산 규모의 적정성이다 2008년도 포항시 예산 가운데 10%, 1000억원 가까운 불용액이 발생했다는 것은 이 두 가지 요소 가운데 어느 것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소리 밖에 안된다. 무턱대고 예산만 많이 따내면 능력이 있는 것이라는 발상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쓰지도 못할 예산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챙기는 안목이 더 중요하다.
 2009년도 예산은 지금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 걱정스러울 지경이다. 달라지지 않은 사고 방식으로 예산을 짜고, 돈을 쓴다면 그 결과가 혈세낭비로 나타날 것은 정해진 순서와 다를 바 없다. 예산 집행부서의 기본자세부터 바로잡지 않고 “재정 내실화”만 내세운다면 입에 발린 책임 회피용 강변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벗어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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