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미묘함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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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미묘함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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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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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개봉작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김해곤 감독은 `달콤한 인생’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도 꽤 알려졌지만 무엇보다 `파이란’의 시나리오 작가로 이름을 얻었다. 투박하지만 진실한 사랑을 보여줬던 `파이란’보다 먼저 썼던 시나리오를 마침내 영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만들면서 더욱 집요하게 사람의 감정을 헤집어놓을 예정이다.
 
새영화 -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대책없이 독특한 연애담
 
백수나 다름없는 남자·술집 여자의 사랑
끝을 알 수 없는 인생담 속으로 향하여
 
 
 
 참 징글징글 맞다. 사랑이라는 게.
 가슴을 후벼파는 사랑 이야기가 나왔다. 제목 자체는 로맨틱 코미디에 가깝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고 영화를 봤다간 그 화끈하고 처절한 사랑에 가슴이 멍해지도록 일격을 당한 느낌이 들 터.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감독 김해곤, 제작 굿플레이어)은 결코 가볍지 않은 연애담이다.
 백수나 다름없는 남자와 술집 여자의 사랑. 끝이 빤히 보이는 듯한 이야기는 끝을 알 수 없는 인생담으로 향해간다.
 김해곤 감독의 과격하고 어떠한 수식어도 걷어낸 채 감정의 끝을 향해가는 연출기법은 보는 이에 따라 극단적으로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비록 두 남녀의 행위가 과장돼보이더라도 `나랑 똑같네’라고 느낄 수 있는 관객과 `에이, 도대체 이런 사랑이 어딨어’라고 말할 만큼 사랑에 자신 있는 관객에게 말이다.
 또한 그 표현 방법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 거친 질감의 화면과 뭉텅뭉텅 썰어놓은 듯 감정의 절단을 표현한 편집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서서히, 그러나 과감히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는 드라마의 힘에 집중한다면 그리 크게 문제될 리 없다.
 나이가 꽤 먹도록 어머니가 운영하는 갈비집에서 일하고 용돈이나 타 쓰는 영운(김승우 분)은 별 생각 없이 사는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게 낙이다. 그에게는 약혼한 여자 수경도 있지만 결혼은 아직 먼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느날 갑자기 “나 아저씨 꼬시러 왔어”라고 말하는 룸비지니스클럽 여종업원, 시쳇말로 술집 여자 연아(장진영)를 만나 그악스러운 연애에 빠져든다. 말머리와 말끝마다 욕설로 시작해, 욕설로 끝나는 이들의 말과 머리 쥐어뜯고 싸우는 것을 밥 먹듯 하는 이들 커플의 질펀한 연애는 과장되긴 했으나 그저 사랑의 한 표현방식일 뿐이다.
 영운과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연아의 술집 동료들은 마치 내일은 없을 듯 오늘을 즐기며 살아간다. 두 사람은 그냥 연애를 할 뿐이다. 단 연아는 영운을 향해 모든 것을 바칠 듯한 사랑이지만, 영운은 연아가 없으면 못살지만 한편으론 약혼녀 수경에게도 점잖고 애틋한 태도를 보이며 그녀 또한 묶어둔다.
 어머니의 협박으로 결혼을 하게 되면서 이들의 연애는 점점 파국을 향해간다. 연아는 결혼해도 `영운은 내 것’이라 생각해 쿨하게 보내주려 하고, 영운 역시 결혼이 연아와의 사이를 변화시킬 만한 일이라고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결혼은 두 사람의 영혼을 지배하는 구속이 된다. 질투와 한스러움으로 점점 더 자신을 망가뜨리는 연아와 더욱 더 현실적이 돼가는 영운의 감정은 극단적이 돼간다.
 18세 이상 관람가
 
추천비디오- 파이란
 
사랑, 그땐 알지못했습니다…  
 
 
 영화 `파이란’은 깡패라 부르기에도 아까운 한 건달의 사랑 이야기다.
 원작은 `철도원’`천국까지 백마일’을 쓴 일본작가 아사다 지로의 ’러브레터’. 간결하지만 빈틈없는 아사다 지로의 이야기답게 영화 `파이란’ 역시 여백의 미가 풍기는 동양화 같다.
 하지만 그 화폭안의 그림은 유려한 풍경이 아니라 너저분한 삼류들의 인생이다.
 세상이 쓰레기라고 치워버린 한 사내의 인생을 동정어린 시선으로 훑고 지나간다.
 자신 스스로를 `생양아치’라고 표현하는 인천항의 삼류건달, 이강재. 오락실에서 잔돈을 훔치고, 인형뽑기에 정신 팔고, 개수대에서 소변 보고, 포르노비디오를 팔다가 10일간 구류를 사는 재미없는 인생이다.
 넋놓고 살던 그에게 위기가 닥친다. 살인사건에 연루된 보스는 그에게 대신 감방살이를 부탁하고 집안에 경찰이 들이 닥쳐 그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릴 즈음 영화는 뜻밖의 상황으로 돌입한다.
 그에게 아내가 죽었다는 뜻밖의 한통의 편지가 날아든 것.
 불법 체류를 막아 주는 것을 미끼로 돈을 받고 위장 결혼했던 서류상의 아내, 중국 조선족 여인 파이란이다.
 “강재씨… 고맙습니다… 여기 사람들 모두 친절합니다. 그치만 가장 친절한 건 당신입니다. 왜냐하면 나와 결혼해 주셨으니까요…”
 인천에서 유일한 혈육인 이모를 못 찾고 강재의 사진 한장과 그가 준 빨간 머플러를 고이 간직하며 강재에게 서툰 한글로 편지를 쓰는 티없이 맑은 아가씨.
 그녀의 흔적을 더듬으며 변화되는 강재의 심경변화가 압권이다. 진짜 남편으로 행세하기 위해 그녀의 주민등록번호와 고향을 외우지만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아 처음엔 무관심한 표정으로 일관한다.
 하지만 영안실에서 그녀의 얼굴을 확인하고 화장 후, 그녀가 살았다는 세탁소에 들르면서 그의 심경은 자신의 내면을 회복해 가는 과정으로 눈에 띄게 심란해진다.
 그의 얼굴 표정이 서서히 침울해지다 일그러지고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강재는 한없이 부끄럽고 작아진다.
 영화는 억지스런 구석도 있다. 한번 보지도 못한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녀의 죽음을 통해 한 남자가 짧은 순간에 진실한 사랑을 깨달으니 말이다.
 하지만 영화는 추한 강재의 방에서 `남자답게 살자’는 액자를 언뜻 스치며 반어법으로 그렇게 살지 못한 강재에게 존재 가치의 재발견을 경험하게 해준다. 그래서 영화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승화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남현정기자 nhj@  
 
Video 인기순위
 
외화 상위권 장악  
 
 한국영화가 주도하던 비디오 대여시장의 주도권이 외화에 넘어갔다.
 비디오점 체인 씨네타운(www.cinetown.co.kr)이 8월28일~9월7일 비디오 대여순위를 집계한 결과, `코모도vs킹코브라’ `던전 드래곤2:용의 제국’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등 외화 3편이 나란히 1,2,3위를 차지했다. 4위에는 전 주와 같이 박중훈·천정명 주연의 `강적’이 랭크됐고, 그 뒤를 `구타유발자들’ `아파트’ `아랑’ `달콤,살벌한 연인’ `맨발의 기봉이’ 등이 따랐다.
 이번 주 새로 순위권에 진입한 영화는 `인사이드 맨’(10위), `오만과 편견’(12위), `크립’(13위) 등이었다. 외화가 상위권 순위를 장악했지만 순위권에 든 영화는한국영화가 아홉 편으로 더 많았다.
 
 1.코모도vs킹코브라(액션·제이 앤드루스) = 15세 관람가
 2.던전드래곤2:용의 제국(액션·게리 라이블리) = 18세 관람가
 3.파이널 데스티네이션(공포·제임스 웡) = 18세 관람가
 4.강적(액션·조민호) = 15세 관람가
 5.구타유발자들(코믹스릴러·원신연) = 18세 관람가
 6.아파트(공포·안병기) = 18세 관람가
 7.아랑(공포·안상훈) = 15세 관람가
 8.달콤, 살벌한 연인(로맨틱스릴러·손재곤) = 18세 관람가
 9.맨발의 기봉이(드라마·권수경) = 전체 관람가
 10.인사이드 맨(스릴러·스파이크 리) = 15세 관람가
 11.왕의 남자(드라마·이준익) = 15세 관람가
 12.오만과 편견(드라마·조 라이트) = 12세 관람가
 13.크립(공포·크리스토퍼 스미스) = 18세 관람가
 14.태풍(드라마·곽경택) = 15세 관람가
 15.생,날선생(코미디·김동욱) =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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