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신조어 사용에 우리말 한글 멍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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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신조어 사용에 우리말 한글 멍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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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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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 세계적으로 언어를 문자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16개밖에 없다.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의 찌아찌아족이 그들의 문자로 한글을 택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모습이 세계 주요 언론에 보도돼 우리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었다. 이는 한글이 단순한 의사소통만의 수단이 아니라 과학적인 우수성과 편리성을 입증한 것이다.
 
 
 
 
 
 
 
 
 
 
 인터넷 채팅용어·비속어 사용 만연
 영어 중시 현상도 유행병처럼 번져
`한글 파괴’정부차원 근본대책 시급

 
 
 #한글의 오염, 위험수위 넘었다
 언론과 의류 등 일부 전문 분야의 용어와 문자메시지, 인터넷 채팅에서 국적을 알 수 없는 외래어가 혼용 사용되고 있다. 또 문법, 철자 등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이 무시된 한글이 많아 올해로 563돌을 맞이한 한글날이 무색한 실정이다. 정체성을 잃어가는 한글 오염과 파괴에 대해 정부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방송언어특별위원회가 지난해 방송3사의 심야시간대 FM 라디오프로그램의 언어사용에 대해 조사한 결과 “꼭지 돌았어”, “윗통까고” 등의 비속어와 “없는 것들이 입이 비싸죠” 등 인격비하적이고 폭력적 언어에 “몸짱”, “얼짱”, “노래짱”, “성대모사짱” 등 국적불명의 속어, 나아가 “뜨아”, “말했쪄” 등 인터넷 채팅용어가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중앙 정부나 지자체 할 것 없이 해당기관의 정책을 알리는 보도 자료의 주요 단어는 대부분 영어 등 외래어로 표기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수범의 대상이 돼야 할 사회지도층의 우리말글 경시풍조와 공교육과 사교육에서 영어 중시 현상과 사용이 유행병처럼 번지면서 한글 무시 현상마저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사회 현상이 단순한 언어의 오염문제를 넘어서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관계부처조차 안일한 대책으로 일관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수필가 박이득(포항예총 회장)씨는 “10대인 청소년들 사이에서 사용되어지고 있는 은어는 더 이상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될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며 “언격은 인격이라는 말처럼 인격이 형성되어 가는 시기에 있는 청소년들이 아무런 의식 없이 은어를 사용하는 것은 또 하나의 커다란 사회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 한글파괴의 실상과 문제점
 매년 한글날이면 연례행사처럼 한글의 우수성을 칭송하고 아끼자는 말이 되풀이되고 전국 곳곳에서 우리말 겨루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한글사랑운동은 더 이상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과 젊은 층에서 많이 만들어 사용하는 언어는 때리기-컨닝, 땡땡이-결석, 소나-벼락공부, 선포생-선생님이 포기한 학생, 죽쑤다-시험을 잘못 보다, 손톱-C학점, 안경-B학점, 우유학점-평량 평균 3.4, 칼스버그-장학금, 독립군-파트너 없는 남자, 꼬꼬돌이-디스코장에 자주 가는 이, 늦숭이-눈치가 느린 사람, 나두  안뇽 ㅎ-나도 안녕해 등이다.
 이러한 언어는 현 사회에서 청소년들의 관심과 사고, 행동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회 발전에 따른 계층 간의 단면을 반영하는 것으로 학습, 만남, 인물, 성(性), 학생운동, 채팅, 명칭, 움직임, 게임 상태 등을 묘사하거나 표현한다.
 무분별한 은어와 외래어 사용이 표준어 규정과 사회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 이세환(20·대학생)씨는 “기성세대는 잘 알아듣지 못하는 국적 불명의 말일지 몰라도 청소년들 사이에는 서로의  감정을 표현하고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컴퓨터나 휴대폰을 통해 주로 사용하는 언어는 맞춤법이나 표준어 규정보다 쉽고 빠르게 의사를 전달하는 기능에 비중을 둔다”고 말했다.
 이상한 언어를 사용한다고 청소년들을 무조건적으로 나무랄 것이 아니라 그 배경에는 대중매체를 앞세워 단순하고 평범한 이유들로 저급한 언어문화를 형성하게 만든 기성세대와 사회에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 청소년들의 반론이다.  

 
올바른 한글사랑 풍토조성·정책 지원 선행돼야
영어 만능주의 탈피…한글 세계화로 위상 제고

 
 
 #소중한 유산, 한글 사랑을 위해
 기성세대와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외국어 숭배행태 등 왜곡된 언어풍토는 고쳐야 한다. 우리말에서 잘 찾아본다면 그런 올바른 의미의 단어가 분명히 있다. 노력은 안하고 편하게 외국에서 쓰던 표현 들여와서 마구 한국말과 섞어 쓰는 것은 문화주체성을 포기하는 일이다.
 우리말과 우리글 사랑을 위해서는 청소년들은 왜 이런 엉뚱한 말들을 사용하는 것일까를 먼저 이유를 알아야 한다. 유행어나 은어, 속어 등을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또래들과 어울리고 대화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언어를 습득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사용하는 말 중 은어나 속어의 비율이 56% 이상이라고 대답한 학생이 48%, 은어나 속어를 사용하는 이유로는 친구들이 사용하니까란 대답이 50% 이상 나왔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볼 때 그들만의 언어를 갖는다는 것은 친구집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소년들 나름의 동질감을 얻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은어 등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사회에서 비판하려 드는 것은 옳지 않다. 청소년의 올바른 언어구사와 글쓰기를 위해서는 사회의 올바른 한글사랑 풍토조성과 정책적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최근 한글 학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는`한글날’이 단순한 기념일로 축소돼 청소년들조차 한글의 소중함을 잊고 있다며 문화관광부를 통해 공휴일 지정을 건의했다. 또 영어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한글의 세계화를 위해 한글날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와 함께 갖가지`한글사랑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서울시는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광장에 세종대왕 동상을 설치하고, 한글날인 9일 제막식을 열고 시민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옛 세종문화회관~KT 사옥 간 지하차도 3200㎡에 세종대왕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전시공간인`세종이야기’가 조성돼 있다.
 미국, 독일, 영국 등 선진국에서 자기나라 말과 글의 정확한 구사능력이 기본자질에 속하고 교육정책의 원칙이라는 것을 볼 때 교육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올바른 언어문화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전환점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스럽지 않을까 싶다.
  /차영조기자 cyj@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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