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로애락 함께한 `만화 속 숨쉬는 나의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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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 함께한 `만화 속 숨쉬는 나의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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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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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 100주년 맞아 1940~1990년대 캐릭터 중심으로 20세기 만화사 정리  
 
 코주부, 라이파이, 꺼벙이, 독고탁, 이강토, 둘리, 구영탄….
 `소년챔프’ 편집장을 지내고 한국캐릭터협회 자문위원으로 일하는 만화 기획자 황민호씨는 한국만화 100주년을 맞아 1940~1990년대 캐릭터를 중심으로 20세기 만화사를 정리한 책 `내 인생의 만화책’(가람기획 펴냄)을 내놓았다.
 그는 이 책에서 독자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친근한 캐릭터들을 하나씩 불러낸다.
 1940~1950년대에는 조금 촌스러우나 정감 있는 영웅 캐릭터들이, 1960~1970년대에는 명랑만화의 귀엽고 재미있는 주인공들이, 만화 황금기였던 1980년대에는 획일성과는 거리가 먼 다양하고 통통 튀는 캐릭터들이, 1990년대에는 사회성과 시대성을 띤 캐릭터들이 활약했다.
 만화의 생명력은 작품과 독자의 관계 유지에 달렸다고 말하는 저자는 지금까지 기억되며 오랜 생명력을 보여준 캐릭터들을 주로 소개한다.
 김용환의 코주부는 대문을 열고 나서면 바로 만날 수 있던 이웃집 가장의 얼굴이었고 해방 이후 각박한 인심의 사회에서 요구하는 모습이었다. 김성환의 고바우는독재정권 아래의 특수한 사회 분위기에서 서민의 눈과 입이 됐고 대중의 벗으로 사랑받았다.
 박수동의 고인돌은 원시인들의 눈을 빌려 문명의 병폐를 꼬집었으며 반항적이나화해와 용서를 말하는 휴머니스트 독고탁(이상무), 개발이 화두인 시대를 반영한 엉뚱한 발명왕 요철이(윤승운), 투명인간에 대한 호기심에 도깨비 감투라는 한국적 소재를 더한 혁이(신문수)가 속속 등장했다.
 1980년대에는 맹목적 사랑에 감염돼 광기를 보여준 영웅 오혜성(이현세), 헤피엔딩을 기다리는 복수의 화신 최강타(박봉성), 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져온 여자(한희작)가 나왔다.
 그 가운데 현재까지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둘리(김수정)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다. 저자는 `아기공룡 둘리’에 대해 “의외의 인물을 끌어들여 에피소드를 확장해 만화 자체의 운신 폭을 넓혔다”고 평가하면서 주인공 둘리는 `한국만화의 위상을 높여준’ 캐릭터라고 묘사한다. “인정 많고 눈물 많으며 끝 간 데를 모르는 호기심 때문에 숱한 사고를 저질러 머리에 혹 잦을 날이 없지만, 정의감이 투철하고 의리가 있다. 친구들의 이권을 위해 나서거나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등 필요하거나 옳다고 판단한 일은 어떡해서든 추진하는 용기도 있다. 이런 둘리를 우리가 미워할 수 있는 명분은 아무 데도 없다.”
 저자는 2000년대의 캐릭터는 본문에 다루고 있지 않으나 서문에서 국내 만화 캐릭터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최근에는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아이돌, 아이콘이란 용어가 부상하며 캐릭터성을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만화가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의 역할을 하는 만큼 만화 주인공 역시 이런 대중문화 전반의 트렌드를 반영한, 업그레이드된 캐릭터로 탄생할것이다. 만화는 멋진 캐릭터가 있어 역시 만화인 것이다.” 352쪽.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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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 뒷얘기  
공산권 붕괴 20주년 승인의 의미 나타나
 
`유럽 편중’논란 가열 전망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독일 여성 작가 헤르타 뮐러<사진>는 독일 내에서도 대중적으로는 생소한 작가이다.
 그런 그녀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데는 공산권 붕괴 2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는 동서 냉전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 베를린장벽 붕괴는 공산권 몰락의 신호탄이었다.
 AP 통신은 노벨위원회가 공산 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묘사로 탄압을 받았던 뮐러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공산권 붕괴 20주년에 대한 승인의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루마니아 태생인 뮐러는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치하 루마니아의 참혹한 아픔을 그린 작품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뮐러는 “너무 놀랐고 여전히 믿어지지 않는다”며 수상 소감을 밝히면서 차우셰스쿠 치하에서 보낸 30년간의 세월에서 영감을 받아 쓴 소설과 단편, 시들은 모든 독재체제에 대한 목격자로서 자신을 체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뮐러의 작품은 독재 치하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뛰어난 작품이라면서 “(베를린) 장벽이 붕괴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삶의 경험을 다룬 고품격의 작품이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안은 것은 굉장한 메시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럽 출신인 뮐러의 수상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유럽 편중’ 논란도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노벨문학상 심사위원인 스웨덴 한림원 신임 종신 서기인 페테르 엥글룬드는 노벨문학상 발표를 이틀 앞둔 지난 6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한림원이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지나치게 `유럽 중심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엥글룬드의 전임자인 호레이스 엥달이 미국 문학을 비판한 것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근 노벨문학상은 1994년 일본의 오에 겐자부로, 2003년 남아공의 J M 쿳시, 2006년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 등 몇몇을 제외하고 모두 유럽 작가들에게 영예가 돌아갔다.  
 
 
인간의 어두운 내면 파헤치다  
이정명 소설`악의 추억’출간
 
 `바람의 화원’, `뿌리 깊은 나무’ 등의 역사소설로 인기를 얻은 소설가 이정명씨의 신작 소설 `악의 추억’(밀리언하우스 펴냄)이 출간됐다.
 `악의 추억’은 실제 역사인물과 사건을 모티브로 한 전작들과 달리 침니랜드와 뉴아일랜드라는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한 당대 추리소설이다.
 소설은 안개의 도시 침니랜드와 뉴아일랜드를 잇는 케이블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 함께 시작한다.
 케이블카 안에서 이마에 총을 맞고 살해된 20대 여성의 시체가 발견된다. 특이한 점은 그 시체가 미소를 띠고 있다는 것.
 경찰청 중앙수사국의 크리스 매코이와 심리분석관 라일라를 비롯한 수사팀은 이`웃는 시체’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고 나선다. 수사팀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동안 뉴아일랜드 최고의 금융재벌 스티브 영의 손녀인 신시아 영이 요트 안에서 역시 웃는 시체로 발견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기 시작한다.
 소설은 범죄심리학과 뇌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잔혹한 범죄가 남기는 충격과 고통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다.
 `누가 죽였는가’보다는 `왜 죽였는가’를 쫓아가는 구성 속에서 인간의 어두운 내면에 대한 통찰과 범죄 가해자와 피해자의 모호한 구분에 대한 질문도 제시한다.
 336쪽. 1만2000원.
 
 
 
외모지상주의를 낱낱이 파헤친다
`룩스-외모,상상 이상의 힘’출간
 
 미국 시카고 루스벨트대학의 고든 팻저 교수는 `룩스(Looks)-외모, 상상 이상의힘’(한스미디어 펴냄)에서 이 장면이 사실임을 보여줄 만한 실험 결과를 소개한다.
 하와이대와 일리노이주립대 공동 연구팀은 교사 대부분이 외모가 나은 학생들이 공부를 더 잘하리라 기대하며 그런 기대를 받은 학생들이 실제로도 더 좋은 성적을 낸다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 학생의 외모에 따라 교사의 감정이나 태도가 변하고, 좋은 기대를 받은 학생은 그에 부응하려 더 노력한다는 것이다.
 외모와 관련한 이런 연구 결과를 다양하게 실은 `룩스’는 외모와 삶 사이의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외모지상주의(lookism)를 비롯한 신체적 매력의 영향을 연구해 온 저자는 인류가 외모를 가꿔온 역사부터 외모가 결혼과 가정에 미치는 영향, 외모와 교육 또는 직장의 관계, 외모가 법정과 선거에서 발휘하는 힘, 외모 `향상’하려 돈을 쏟아붓는 현상, 뷰티 산업에 이르기까지 `외모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살펴본다.
 저자가 제시하는 수많은 연구 결과와 실제 사례, 직ㆍ간접 경험담 중에는 “인간이 설마 그렇게까지 외모에 좌우되나” 뜨끔할 정도로 당황이 되는 것들이 꽤 많다.
 텍사스대 연구팀이 2∼6개월 된 유아를 관찰한 결과 낯선 어른이 매력적이면 매력적이지 않고 낯선 어른보다 더 오래 보기를 좋아했고, 못생긴 낯선 사람들에게서 물러나는 일이 훨씬 잦았다.
 법정에서 피고인 또는 피해자의 외모에 배심원들이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으며 심지어 판사들까지도 매력적인 외모를 외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판사가 덜 매력적인 피고보다 매력적인 피고에게 보석금을 상당히 적게 산정했던 것.
 외모에 관심을 쏟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봐도 명백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선사시대에조차 장식품이 발달했고 여성이 화장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3000년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게다가 성장하면서 주위 환경이 이런 경향을 심화한다. 저자는 현대 어린이가 많이 읽는 19세기 동화 168편을 분석했더니 94%의 이야기에 14차례 이상 외모에 대한 언급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예로 든다. 물론 갈수록 다양해지고 영향력도 커지는 각종 미디어 역시 이런 현상을 부추긴다.
 이런 연구결과들을 적극적으로 인용하고 외모에 경도된 사회 경향과 현상을 고스란히 전하는 이 책이 외모지상주의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올 법하다.
 그러나 외모상 약점을 극복한 사례조차 심리학적으로 냉정하게 분석하는 저자의 관점은 꽤 객관적이다. 또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시각이 날카롭고 내용도 심층적이라는 점, 에둘러 “그래도 내면의 아름다움이 더 중요하다”는 식으로 꼬리를 내리지 않아 뻔한 자기계발서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 이 책의 설득력과 가치를 상당히 높여준다.
 한창호 옮김.336쪽.1만3000원.
 
 
 
 
                              >>신간
 
 ▲캔서 앤 더 시티 = 마리사 아코첼라 마르케토지음. 소민영 옮김. 실제 유방암이라는 병마와 싸워 이긴 뉴요커 패셔니스타인 저자의 이야기를 만화로 담아냈다. 저자는 결혼을 목전에 두고서 암의 방문을 받는다. 암은 그에게 “결혼식은 취소야! 일도 모두 취소야! 네 인생은 모두 취소됐어!”라고 통고한다.
 아찔한 구두와 세련된 헤어스타일, 멋진 옷들은 암 이전의 삶과 암 이후의 삶 사이의 간극을 보여주고, 화려한 뉴요커 이미지가 허상임을 보여주지만 결정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를 본뜬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뉴욕의 패션과 스타일이라는 환상이 병에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치료제이기도 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세미콜론. 224쪽. 1만8천원.
 ▲세렝게티 전략 = 스티븐 베리 지음. 권오열 옮김. MBA 출신의 공인경영회계사가 쓴, 아프리카 세렝게티에 사는 동물들의 생존전략을 기업 비즈니스에 적용한 경영전략서. 저자는 유수 기업들의 전략이 실은 동물들의 생존전략을 닮았다는 점을 역설한다.
 KFC를 만든 커넬 할랜드 샌더스는 젊어서 음식점을 하다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62세가 되어 멈추지 않고 돌격하는 코뿔소처럼 새로운 도전을 펼쳤다. 코카콜라는 펩시콜라 등의 추격에 맞서 얼룩말이 취하는 `부동’의 전략을 구사한다.
 영국에서 의류업을 장악한 갑부 필립 그린이 구사하는 `은밀한 잠행 이후 기습’이라는 전략은 악어의 행동방식과 닮았다.
 선돌. 656쪽. 2만8천원.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몰락 = 김진경 지음. 전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이자 그리스 아테네대 객원교수를 지낸 저자의 고대 그리스 역사 이야기. 30년 동안 강의한내용을 토대로 트로이전쟁의 실제 여부, 마라톤 전투에서 아테네가 페르시아에 승리한 원동력, 소크라테스가 죽은 진짜 이유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답변을하고 있다. 지병으로 2005년 작고한 저자의 유작이 된 이 책의 원고는, 저자가 생전에 다 정리하고 머리말까지 작성해놓은 상태였다.
 안티쿠스. 440쪽. 1만9천800원.
 ▲티베트의 별 = 멜빈 골드스타인, 다웨이 셰랍, 윌리엄 지벤슈 지음. 이광일 옮김. 17세에 티베트공산당을 창건하고 청년을 규합해 개혁을 이끈 푼왕의 전기. 사회주의자로 낙인찍혀 티베트 지배층으로부터 추방당한 푼왕은 `티베트인민정부’를 세우려고 중국공산당과 손을 잡는다. 푼왕은 이후 중국공산당과 달라이 라마의 협정에 깊에 관여하며 티베트의 자치를 보장한 `17개조 협정’의 성사를 도왔다.
 그러나 중국은 이런 푼왕을 정치범 수용소인 베이징 북서부 친청제1교도소에 만18년을 가둬놓았다. 그는 1978년 출옥하고 나서도 여전히 티베트 문제 해결에 달라이 라마가 열쇠라고 강조하며 소수민족자치를 위한 헌법개정투쟁에 앞장서고 있다.
 책은 푼왕의 구술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티베트 연구가와 티베트 출신 지식인이 함께 집필했다.
 실천문학사. 592쪽. 2만3천900원.
 ▲글로벌 무역금융 = 이재민ㆍ배인성 지음. 이재민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 등 수출입은행에서 20년 이상을 근무한 저자들이 수출과 해외투자, 해외자원개발 등 글로벌 실물거래와 관련된 금융 내용을 종합적으로 다룬 책.
 수출환어음매입과 신용장 발행 같은 전통적 단기수출금융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 구조화 금융 등 최신 금융기법까지 대외실물거래와 관련한 금융상품의 구조와 특징, 활용방법을 전문가적 시각으로 소개했다.
 대외실물거래를 담당하는 기업과 금융기관의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다.
 도서출판 두남. 539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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