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학생독립운동 정신 소설속에 되살아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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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학생독립운동 정신 소설속에 되살아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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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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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문순태씨, 광주학생독립운동 80돌 맞아`알 수 없는 내일’출간
 
 
 1929년 11월3일 광주에서 일어난 학생들의 항일투쟁운동인 광주학생독립운동이 내달이면 꼭 80주년을 맞는다.
 앞서 일어난 3·1운동이나 1980년 같은 광주에서 일어난 5·18 민주화운동에 비해 덜 조명되고 있는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소설가 문순태(68) 씨가 소설로 옮겼다.
 `알 수 없는 내일’(전2권. 다지리 펴냄)은 문씨가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되살리고, 그 역사적 의의를 빛내기 위해” 쓴 소설이다.
 작가가 1890~1910년을 배경으로 궁삼면 농민운동사건 등 민중운동을 다룬 소설 `타오르는 강’(전7권)의 후속편 격으로 쓴 것으로, 2007년부터 2년간 전남일보에 `타오르는 별들’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되기도 했다.
 소설은 자신이 양반의 자식인 줄로만 알다가 노비의 핏줄임을 알게 된 이후 좌절해 도피성 일본 유학을 떠났던 양만석이 6년 만에 고향 나주로 돌아오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일본에서 `평등세상’을 접하고 온 양만석을 비롯한 일본 유학파 사회주의 청년들은 부르주아 청년들이 중심이 돼 있는 광주청년회를 쇄신하기로 한다.
 이후 소설은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일어나기까지 광주에 사회주의가 유입되고, 몇몇 학생들을 대상으로 치밀하게 연구되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보여주면서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 아님을 보여준다.
 알려진 대로 11월3일 일본인 학생이 조선인 여학생의 댕기머리를 잡아당긴 것이도화선 역할을 했지만 이미 3년여 전부터 광주 시내 학생들로 조직된 `성진회’와 `독서회’ 등이 조직적으로 역량을 키워온 데 따른 결과였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제대로 연구되지 못하고, 문학적 형상화도 전무한 요인으로 ▲분단 상태에서의 이데올로기적 대립과 군사정권의 비민주성 ▲지역성을 극복하지 못한 것 ▲관계 단체와 지역사회, 학자들의 역사적 책임 소홀과 무관심 등을 꼽았다.
 작가는 이어 “날이 갈수록 광주학생독립운동이 희미한 역사의 기억 속으로 멀어져가고 있는 것만 같아 안타깝다”며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역사적 위상에 맞는 자리매김을 하고 보다 인식을 확대하여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352·336쪽. 각권 1만1000원.
 
 
 
 
한국대표 예술가 영어로 만난다

국제교류재단,정명훈·김기덕 등 소개한 영문책자 출간
 
 정명훈, 강수진, 김기덕 등 국내외에서 활동 중인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들을 소개한 `한국현대예술가(Modern Korean Artists)’ 영문판이 최근 출간됐다.
 31일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임성준)에 따르면 이 책은 재단이 한국의 문화예술을 해외에 소개하기 위해 1987년부터 발간해 온 계간지 `Koreana’의 기사 중 현대 예술가와 관련된 기사를 선별해 재구성한 것이다.
 이 책에는 미술, 공연예술, 음악, 건축, 영화 등 5개 분야로 나눠 박수근·이우환·박서보·배병우 등 미술가 12인과 이애주·강수진을 비롯한 공연예술가, 김덕수·안숙선·조수미·정명훈 등 음악인 10인, 또 조성룡·승효상·황두진 등 건축가 3인, 이창동·홍상수·김기덕 등 영화감독 3인을 소개하고 있다.
 국제교류재단은 이 책을 해외 주요 대학과 국립 도서관, 박물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며 일반인은 시중 서점 및 온라인(www.seoulselection.com)에서 구매할 수 있다. (문의 ☎ 02-2046-8596)
 
 
 
 
한국의 진솔한 의식주 문화
 
`한국인, 삶에서 꽃을 피우다’
 박물관 소장 생활문화재 소개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우리 걸작 문화재들은 한국인의 뛰어난 미적 창의력을 나타내지만 생활 문화를 제대로 보여주지는 못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고급미술과 고급문화에 비해 민속미술과 기층문화는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여겨졌던 것은 아닐까.
 최근 출간된 `한국인, 삶에서 꽃을 피우다’(연두와 파랑)는 전국의 25개 사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생활 문화재들을 통해 우리의 진솔한 의·식·주 문화를 보여준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생활문화재들을 통해 한국인의 지혜, 창의력, 미의식, 기호, 습관, 전통, 역사, 종교 등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다.
 책은 한옥, 와당, 자연염색, 한지, 한복, 장신구, 탱화, 민화, 자수, 차문화, 도자기, 옹기, 한방, 농경 등 우리의 생활문화유산을 27가지로 나눠 실었다.
 삼성출판박물관, 쇳대박물관, 코리아나화장박물관, 호림박물관, 춘원당한방박물관, 옹기민속박물관 등 전문 사립박물관들이 참여해 모두 1200점의 소장품을 책에 소개했다.
 예를 들어 기와의 경우 개괄적인 설명에 이어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조선 등 각 나라나 시기별 특성을 설명하면서 대표적인 유물의 사진을 보여준다. 이 같은 설명은 각 박물관의 학예사들이 직접 맡았다.  460쪽. 18만원.
 
 
 
행간으로 말하는 중후한 詩속으로
 
김명인 시집`꽃차례’출간
 
 “넓은 떡갈잎 양산처럼 받들고 선 / 꿩의밥 작은 풀꽃을 보았다 / 힘겹게 꽃 창 열어젖히고 무거운 머리 쳐든 / 이삭꽃의 적막 가까이 원기 잃은 햇살 한 줌 / 한때는 왁자지껄 시루 속 콩나물 같았던 / 꽃차례의 다툼을 막 내려놓고 / 들릴락 말락 곁의 풀 더미에게 중얼거리는 불꽃의 말이 / 가슴속으로 허전한 밀물처럼 밀려들었다”(`꽃차례’ 중)
 `꽃차례’는 꽃이 줄기나 가지에 붙어 있는 모양을 가리키는 우리말이다. 꽃이 달린 순서는 곧 꽃이 피는 순서이기도 하다. 무언가 생의 준엄함과 시간의 필연성을 떠올리게 하는 이 말이 김명인(63) 시인의 신작 시집의 제목으로 쓰였다. 이 표제시 속 화자는 이별의 절망 속에 빠져 있다가 작은 풀꽃을 통해 예상치 않은 깨달음을 경험한다.
 시인이 시집 `파문’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이 시집에는 작은 풀꽃의 꽃차례를 보는 것과 같은 소박한 경건함을 느끼게 하는 58편의 시들이 수록돼 있다.
 “저녁이 와서 하는 일이란 / 천지간에 어둠을 깔아놓는 일 / 그걸 거두려고 이튿날의 아침 해가 솟아오르기까지 / 밤은 밤대로 저를 지키려고 사방을 꽉 잠가둔다/ (중략) 이봐, 할 말이 산더미처럼 쌓였어 / 부려놓으면 바다가 다 메워질 거야 / 그럴 테지, 사방을 빼곡히 채운 이 어둠 좀 봐 / 망연해서 도무지 실말릴 몰라”(`천지간’ 중)
 한밤의 모래톱에 앉은 두 남자가 두런두런 나누는 대화를 연상시키는 시들은 기발한 상상력과 실험적인 형식으로 무장한 시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묵직하고 중후한맛이 있다.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 가운데에는 늙고 기억을 잃은 노모에 대한 시도 여러 편있다.
 “어떤 벌레가 어머니의 회로를 갉아먹었는지 / 깜박깜박 기억이 헛발 디딜 때가잦다 / 어머니는 지금 망각이라는 골목에 접어든 것이니 / 번지수를 이어놓아도 / 엉뚱한 곳에서 살다 오신 듯 한 생이 뒤죽박죽이다. / (중략) / 나밖에 없는 방 안에서 무언가 ’툭` 떨어지고 / 누군가 건넌방 문을 여닫는다, 환청인가? / 그러고 보면 나도 어느새 후생과 사귈 나이”(`대추나무와 사귀다’ 중)
 문학평론가 이광호 씨는 해설에서 “이 시집에 이르러 한 시인의 독법은, 시간에대한 오랜 응시 속에서 마침내 ’나`와 ’그`의 분별이 지워진 독법, 현재적 삶의 시간 속에서 후생의 시간과 아득한 과거의 시간을 동시에 읽어내는 현묘한 독법에 닿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문학과지성사. 121쪽. 7000원.
 
 
“미안하지만 다음 생에 계속됩니다”
 
서산 부석사 주경스님,수필집 출간
 
 글 잘 쓰는 스님, 인근 지역 아이들을 맡아 키우는 아빠 스님으로 많이 알려진 서산 부석사 주지 주경스님(46)이 일상의 단상을 책으로 묶어냈다.
 스님의 `미안하지만 다음 생에 계속됩니다’(마음의숲 펴냄)는 책 제목에서부터 “오늘 만드는 삶이 다음 생에 만날 내 삶이다”라는 불교의 윤회 사상을 이야기한다.
 스님은 책에서 “하루하루의 날들은 각각 독립적이면서도 연속적이다. 지금의 생은 전생의 연속이고, 금생에는 다음 생이 따라오게 된다… 해가 저문다고 그날의 일이 사라져 버리지 않듯이, 죽음으로도 인생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다음 한 생을 지난 생의 빚으로 시작하지 않으려면 오늘 하루, 지금 내게 주어진 시간에 성실히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다.
 산사에서 11년째 살면서 일상생활과 수행 생활에서 기쁨을 발견해가는 스님의 시선은 사회 문제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자살 문제에 대해서는 “연속극이 계속되듯이 자살을 한다고 해도 다음 생 역시 지금 가지고 있는 고통과 문제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어떤 문제도 회피해서 해결되는 것이 없고 극복하지 못하면 감당할 수밖에 없다. 부디 금생의 고통과 문제를 내생에까지 끌고 가지 말기를 바란다”라고 충고한다.
 수선화를 보면서는 `공주병’, `왕자병’을 앓는 이웃들을 떠올리며 “자기 자신을너무 사랑하는 것은 병이다. 죽음에 이르도록 타인과 세상의 아름다움에 눈을 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타이른다.
 268쪽.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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