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1차접종 후 환자들에 “백신이 없다 직접 구해오라”
공급업체 계절독감 백신 생산 조기 종료…접종대상 부모`아우성’
생애 첫 계절독감 백신 접종을 받은 영유아들이 백신이 동나 2차 접종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생후 처음으로 계절독감 백신을 맞는 9세 미만의 영유아와 아동은 면역체계가 성숙하지 않아 4주 간격으로 두 차례를 맞도록 돼있지만 백신 부족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영유아 부모들이 계절독감 백신을 공급하는 제약사에 직접 백신 공급을 요구하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 중에는 지난달 1차 독감백신을 접종한 후 2차 접종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3세 미만의 영유아들은 항원의 특성에 따라 1차 접종만으로는 극히 저조한 항체생성률을 보일 수 있어 백신을 구하지 못한 이들 부모의 호소가 분출하고 있다.
지난달 1차 독감 백신을 접종한 후 2차 접종을 받으러 간 아동과 보호자들은 인근 의료기관들을 돌아다녀도 `백신이 없다’는 똑같은 답변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심지어 일부 병원은 “2차 접종을 받으려면 제약회사에 알아 봐서 직접 구해오라”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 백신 공급기업 A사 관계자는 그러나 “고객센터에 2차 접종용 백신이 없느냐는 문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도 원료 제조업체로부터 들여온 원액이 바닥나 더 이상 재고가 없어 손을 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외 원액 공급업체들이 계절독감 백신 생산을 조기에 종료하고 신종인플루엔자 백신 생산으로 전환해 더는 계절독감 백신이 공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차 접종후 병원으로부터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한 채 2차 접종을 받으러 왔던 보호자들은 병원 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 한 종합병원의 소아과전문의는 “민간 병의원에 백신의 수급문제까지 고려한 진료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근본적으로 백신 공급량을 확보하지 못한 보건당국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책임을 정부측에 돌렸다.
/김대욱기자 dwkim@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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