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지도층이 관급공사현장 돈 뜯다니
  • 경북도민일보
지역 지도층이 관급공사현장 돈 뜯다니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0.02.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사 현장에서 돈을 뜯은 사람들이 잇따라 수사기관에 덜미를 잡혀 조사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마을 이장, 마을개발위원, 새마을 지도자도 있고 환경매체의 기자도 들어 있다. 명함만 본다면 지역사회의 지도층이다. 그러나 행위를 보면  조폭과 조금도 다를 게 없다.
 포항 오천읍의 한 마을이장과 새마을지도자 등은 마을을 지나는 변전소와 송전선로 건설공사가 `공해’를 일으킨다고 위협해 3억 원을 뜯어냈다고 경찰이 밝혔다. 공사장의 소음과 진동 피해를 앞세워 주민들을 동원해 시위를 벌이게 하고는 돈을 뒷거래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뜯어낸 돈 가운데 5000만 원은 유흥비로 탕진했음이 밝혀졌다. 시위에 동원돼 꼭두각시 노릇만 한 꼴이 돼버린 주민들로서는 이들이 얼마나 가증스러울 것인가. 건설업체의 돈을 뜯은 사이비 기자도 마찬가지다.
 공사현장에서 벌어진 이 같은 공갈취재(恐喝取財)는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이른바 `하세월(何歲月)’로 꼽히는 사회병리현상 가운데 하나다. 이게 어디 우리나라, 더 좁게는 우리 지역사회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냐고 대범한 체 넘어갈 일인가. 물론 서구 선진국에도 건설을 둘러싼 비리와 부정은 있고 그 가운데는 규모가 커 사회이슈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선진국에서 저질러진 부정과 비리는  본받아도 된다는 논리를 세울 수는 없는 일이다. 오히려 이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몸가짐을 바로 해야 말이 된다.
 더욱 눈길을 뗄 수 없는 것은 오천읍 변전소·송전선로 공사는 관급공사라는 사실이다. 무려 3억 원이나 되는 뒷돈이 오고 간 사실에서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미뤄 알 만하다. 관급공사를 하면서 왜 뒷돈거래를 해야 했을까. 구린내가 풍기지 않는다면 파리는 꾀지 않는다. 철저히 캐내야 할 사례다.
 수사를 받고 있는 오천읍 변전소·송전선로 공사는 2005년에 있은 일이다. 이미 5년 전에 저지른 비리가 이제서야 들통 나게 된 배경도 궁금하다. 더욱 마음에 새겨야 할 일은 부정과 비리가 영원히 감춰질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사회 환경도 청정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