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실험 위협은 그들이 수없이 써온 `벼랑끝 전술’의 하나다. 6자 회담 거부가 그랬고 미사일 발사가 그렇다. 그러나 미국의 반응은 싸늘했다. 과거처럼 울며 떼쓴다고 당근을 던져주는 식의 외교는 끝났다. 미국도 북한의 상투적인 `공갈수법’을 알아챈 것이다. 이번 핵실험 협박에도 미국이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렇다면 핵실험은 김정일과 북한정권이 막다른 절벽을 향해 돌진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북한 핵시설을 공격하기를 바라는 미국 내 매파들에게 북한공격과 김정일 저격의 명분을 줄 수도 있다. 김정일 위원장 목숨이 경각에 달린 것이다.
북한 미사일 발사 때 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던 한국 정부도 안보리결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행이다. 우리정부의 이중적 대북 정책이 오늘 같은 사태를 초래했음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정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공언한 다음날 시멘트와 굴삭기 등을 북한에 보낸 처사는 도대체 무엇인가. 굴삭기와 시멘트는 핵실험장을 만드는데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핵실험에 대한 제제에 동참하면서 핵실험에 이용될지 모를 장비와 자재를 제공하는 무원칙과 강심장에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다.
햇볕정책이건 포용정책이건 국제환경과 국민감정에 맞아야 할 게 아닌가. 제 명을 재촉하는 김정일을 떠받드는 일은 절대 안된다. 김정일이 걸어 가는 최악의 길을 왜 우리까지 함께 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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