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 26년간 진행
“`전국노래자랑’이 없었으면 난 뭘 했을까 생각하면 하나도 짚이는 게 없어요. 이거 아니었으면 난 끝장났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프로그램을 무려 26년간 진행한 `노장’은 이렇게 말하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1984년부터 KBS `전국노래자랑’의 마이크를 잡은 코미디언 송해(83·사진)는 국내 방송에서 최장수 MC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장수 MC 1등이라는 사실은 20년을 넘기면서부터는 잊고 살았다”며 “이제는 힘닿을 때까지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방송을 할 수 있을지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1980년 11월 출발한 `전국노래자랑’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이 프로그램의 다섯 번째 진행자로 나선 후 26년간 전국은 물론, 해외와 북한까지 두루 다닌 `백전노장’을 지난달 26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26년을 진행한 소감이 어떤가.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체험했고, 그동안 관심 있게 봐주신 시청자가 우리 프로그램의 주인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남들은 돈을 들이며 여행을 하는데 나는 돈 안 들이고 여행을 하게 해주셔서 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나와 호흡을 맞춘 PD만 120명이다.”
- 야외에서 녹화를 하다 보면 힘든 순간도 많았을 텐데.
“폭우가 쏟아져서 녹화를 중단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관중이 안 간다. 우비를 쓰고 앉아서 안 간다. 대본도 못 볼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는 데도 안 할 수 없었다. 난 우비도 안 입으니까 비를 전부 맞으며 진행해야 하지만 관중의 열기를 보며 감동을 받는다.”
- 장수의 비결은 뭔가.
“늘 그날 녹화가 내 첫 녹화라고 생각한다. 26년 전과 비교해 사회와 유행 등이 엄청나게 바뀌었다. 초창기 때는 출연자 10명 중 절반이 한복을 입었고 다 파마를 했는데, 지금은 부탁을 해야 한복을 입는다. 예전에는 모두 잔뜩 긴장을 했다면 요즘에는 등장할 때부터 춤을 추고 나온다. 출연자들이 부르는 곡도 해마다 다르다.”
그렇게 세월따라 모든 것이 변하니 매번 긴장하게되고 새롭다. 예전에는 여성 출연자들이 내가 지나가면 `송해다’며 수근수근댔다면 요즘에는 돌격한다. 와서 뽀뽀하는 것은 예사다.(웃음)
곡이 정말 뜻깊다.
- 마지막 바람이 있다면.
“내 고향이 황해도 재령인데 거기서 한 번 녹화를 하고 싶다. 그러면 정말 바랄게 없을 것 같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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