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살인범은 인간 아닌 `惡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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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살인범은 인간 아닌 `惡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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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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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惡鬼에 대한 사형 반대하는 집단의 DNA 
 
오 윤 환
(언론인)

 
 또 한 명의 천사가 우리 곁을 떠났다. 중학교 진학의 꿈에 부푼 여학생이 입학식을 앞두고 한순간에 싸늘한 시체가 되어 폐가 물탱크에 버려진 것이다. 짐승만도 못한, 악귀(惡鬼)에 의해 희생되고 말았다. 유사한 범죄가 일어날 때마다 되풀이되는, 성범죄 처벌을 강화하여야 한다느니, 또는 성범죄자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느니 하는 사후약방문이 우리를 더 분노하게 만든다.
 어설픈 수사로 다 잡았던 범인을 놓치고, 가까스로 범인을 잡고도 시민들과 공치사하는 경찰도 꼴불견이고, 성폭행 살인범에 대한 형량을 높이겠다고 호들갑 떠는 정치권도 가소롭다. 무엇보다 `사형제’를 놓고 마치 인권의 수호신인양 `폐지’를 주장하는 야당과 종교계, 시민단체의 `입’은 메스껍다. 단 한 번이라도 짐승에게 성폭행당하고 목 졸려 숨진 이 양 부모의 심정을 헤아려보았는지…
 이 모양 사건과 범인 검거를 시시콜콜 보도하는 TV는 어떤가? 이 양 사건을 보도하면서 흥분하는 것과 앞뒤로 펼쳐지는 `선정방송’은 딴판이다. 각종 연예 오락프로는 아예 성 문란을 조장하겠다고 작심한 듯 하다. 출연했다 하면 여자 연예인들은 벌거벗다시피 한다. `꿀벅지’라는 저열한 용어가 방송과 언론을 떡칠한다. 누가 더 `요염’한지, 맨살을 더 노출하는지 경쟁일 뿐이다. 요즘엔 남자들도 벗어젖힌다. `복근’이 어떻고 `식스팩’이 어떻고 연기보다 몸뚱아리가 재산이다.
 어떤 연예 프로에서 한 남성 출연자는 “설거지하는 마누라 바지를 뒤에서 벗겼다”라는 저질 고백으로 부끄러운 인격을 전국에 과시했다. “룸살롱 테이블에서 큰일을 치렀다”고 기고만장한 코미디언도 나왔다. 보기에도 역겨운 외모에, 이름도 꼴사나운 모 개그맨은 아예 `저질 막말’이 상징이다. 그게 공영방송의 간판프로들이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도 벗고, 가수로 데뷔하든 탤런트로 데뷔하든 우선 벗고 본다. 무슨 시상식이라 하면 여자 연예인들은 그냥 슬립 차림으로 나타난다. 노브라는 기본이고, 가슴을 풀어헤치고 알몸을 보여주지 못해 아예 몸부림이다. 무슨 화보 촬영이다 하면 보기 민망할 정도로 벗는다. 이런 풍조가 성을 상품으로 전락시켰고 모든 여성을 하나의 성적 놀이의 대상으로만 보게 만든다. 부산 여중생 살인범 `김길태’는 이런 풍조 속에서 태어났다.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선정적인 TV 프로, `막장드라마’를 TV에서 축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2, 제3의 김길태를 막을 길이 없다. 불필요한 노출을 일삼는 TV프로그램을 단속하고, 수시로 슬립 차림으로 나타나는 연예인들을 추방하자.
 또 흉악범을 방치하는 정치권도 심판해야 한다. 지금 국회에는 `상습적 아동 성폭력범의 예방 및 치료에 관한 법안’(일명 `화학적 거세법안’)이 계류되어 있다. 2008년 제출된 법안이다.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증 환자에게 주기적으로 화학적 호르몬을 투입해 성적 욕구를 감소시키는 내용이다. 이 법안은 지난해 말 한나라당과 정부가 반드시 처리할 안건으로 선정했지만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2008년 `혜진·예슬양 사건’과 지난해 `조두순 사건’ 확정 판결 직후 성폭력을 엄중히 다스리자는 내용의 법안이 우후죽순 쏟아졌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과 민주당 최영희 의원 등이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성폭력 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성인이 될 때까지 공소시효 정지 ▶성폭력 범죄 전담 재판부 지정 ▶음주·약물 상태 성폭력 범죄 가중 처벌 등의 내용이 담긴 `성폭력 처벌법’ 및 `청소년 성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나라당은 `조두순 사건’으로 흉흉해진 민심을 고려해 지난해 12월 국회 직전 “18대 국회 들어 제출된 성폭력 관련 법안 41개를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하고 관련 법안들을 11개로 정리했다. 그러나 국회에서 통과된 관련 법안은 조두순 사건 이전에 발의한 `DNA 신원 확인 정보 이용 및 보호법’ 하나다. 국회, 특히 법사위가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 법사위원장은 민주당 유선호 의원이다.
 야당은 김길태나 조두순 같은 흉악범의 사형집행을 반대한다. 그러나 부산 이양 성폭행살인범은 인간이 아니다. 그건 짐승, 그만도 못한 악귀다. 악귀를 처형한다는 데 반대하는 야당의 유전자(DNA)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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