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는 기원전 1800년께까지 살펴봐야 한다. 바빌로니아 왕들은 새해 축제때마다 마르둑 신(神) 동상의 손을 잡고 지상 통치권을 이양받는 의식을 치렀다. 바빌로니아를 꺾은 아시리아왕들도 신의 노여움이 두려워 이를 본받았다. 민간 설화는 다소 다르다. 사나이들끼리 무기를 쓰는 오른손을 내밀어 적의가 없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때문에 무기를 들고 싸운 일이 없는 여성들에게는 악수하는 습관이 없다는 것이다. 요즘 여성들이 들으면 하품나올 소리일지도 모르겠다.
교육감 선거에 나설 특정인의 사무실 개소식에 대구시내 현직 교장들이 나타나 특정 후보와 악수를 나눈다 해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그것도 근무시간에 여러 명이 나타나 손을 잡고 친밀감을 나눴으니 무심하게 넘기기는 어렵겠다. 때가 때인만치 주고받는 말 한마디, 몸짓 하나까지 주시의 대상이 되게 마련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속내는 뻔히 들여다 보인다. `보험’에 들자는 것 아닌가.좀더 토속 냄새를 풍기면 `곗돈’내는 것이다. 선거 뒤 노루목을 잡게되면 그 곗돈을 타게 되는 것이고.
그러잖아도 요즘 교육계는 비리의 온상처럼 비치고 있다. 다른 곳도 아닌 교육계란 데서 이상야릇한 소리가 들리니 헷갈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 교장 선생님이면 한 평생 사도(師道)를 걸어온 분들이다. 스승들이 무엇이 아쉬워서 줄서기를 하고 충성을 다짐하는 미소를 흘려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눈도장 찍을 데가 이렇듯 많아서야 마당발이 아니고서는 살기 힘든 세태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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