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몰마을 전봇대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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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마을 전봇대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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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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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선거판에 `바꿔’바람이 거세게 분 일이 있었다. 현직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라고 할만큼 “바꿔 다 바꿔”를 총애했다.  자리바꾸기, 인물바꾸기로 새 바람을 일으키자는 호소였다. 도전자  공용이라고나 할만큼 강세를 보인 이 구호의 뿌리는 어느 나이어린 가수의 노랫말이었다. 노랫말을 보면 정치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 공교롭게도 `바꿔 다 바꿔’란  노랫말이  선거판에 딱 들어맞았을 뿐이다.
 가수 이정현은 열창했다. “모두 제 정신이 아니야 다들 미쳐가고만 있어/어느 누굴 믿어 어찌 믿어 더는 못믿어/누가 누굴 욕하는 거야 그러는 넌 얼마나 깨끗해/ 너 나 할 것없이 세상 속에 속물들이야/바꿔 바꿔 모든 걸 다 바꿔/바꿔 바꿔 사랑도 다 바꿔/바꿔 바꿔 거짓은  다 바꿔/바꿔 바꿔 세상을  다 바꿔/” 이 뒤로도 `바꿔 다 바꿔’는 계속된다.
 경북 의성군 옥산면 오류리엔 아직까지도 `바꿔 바람’이 부는 것일까?  새로운 전봇대 설치 작업이 한창이라는 소식이다. 전봇대를 바꿀 이유가 있어서 그렇다면 두말이 필요없다. 새 전봇대 설치 지역이 수몰을 앞두고 있는 마을이니 탈이다. 주민들은 한전이 돈 쓸 곳이 없어서 이러는 것인지, 주민들을 우롱하느라고 그러는지 속내를 모르겠다는 반응들이라고 한다. 짐작컨대 벌레 씹은 얼굴이 그럴 것이다. 그런데도  한전과 농어촌공사는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바쁜 모양새다.
 공기업끼리 소통이 없다는 반증을 보이고 있으면서도 반성하는 기미도 없다고 한다. 소통은 이 시대의 화두다. 공기업끼리 소통이 안돼 수몰을 앞두고 있는 시골 마을에 전봇대 바꾸기가 강행되고 있다면 이야 말로 소가 웃을 일이다. 가뜩이나 웃을 일이 없어져버린 국민들을 위로하려고 코미디 한마당 멍석을 깔아 본 것인가.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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