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진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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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진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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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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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장비 현대화에 소홀한 정치인들 백배사죄해야 
 
김 유 미
(재미작가)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 중 순국한 한주호 준위의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 앞에서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을 비롯한 10여 명이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국회의원들 말고도 교회 목사님 등 여럿이 관광지에 나들이 온 듯 기념사진을 찍었다니, 어이가 없다.
 목사님도 목사님이지만 국회의원에게는 국난을 당하여 몸을 바친 `전쟁영웅’의 죽음 앞에서조차 보이는 건 오직 `표’뿐이었나 보다. 집권당 최고위원이 이럴진대 지금 한국 정치도 제정신이 나간 몰상식에 빠진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한 준위를 거친 바다 속,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도, 이처럼 원칙과 규칙을 우습게 여기는 한국인의 몰상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지 모를 일이다.
 실종자 구조를 위해 파견된 미 해군 잠수요원들은 잠수 원칙을 무시하고 바다 속에 뛰어드는 한국 잠수 요원들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한다. 바다 속에 살아있을지 모를 동료를 구하기 위한 그 용감무쌍함이야 마땅히 극찬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해군에게는 조류 1노트 이하, 수온 10도 이하 일 때는 잠수 20분 이하, 수심 40m까지, 이 세 가지 잠수 기본 규칙이 있다. 미 해군이 정한 잠수 원칙을 한국군도, 한국 민간 잠수 요원도 따르고 있다.
 미국 잠수요원들은 자기 나라 사람이 아니니까, 철저하게 잠수 메뉴얼을 따를 수 있지만, 한국 잠수요원은 그게 아닐 것이다. 바다 속에 사람이 살아 있을지도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 `규칙은 무슨 놈의 규칙인가?’라고 반문하는 군인이 나오게 마련이다.
 불난 집안에 어린 자식이 잠들어 있다고 치자. 가까스로 빠져나온 부모는 그 불길 속으로 무작정 뛰어들려 할 것이다. 자식을 구해야겠다는 일념뿐인 부모에게 위험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이때 옆에서 붙잡는 사람이 없다면 그 부모는 죽음으로 뛰어드는 격이다. 우리들의 영웅, 한 준위의 경우가 꼭 이렇다. 실종자 가족들이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 구조작업 중단을 요청했다. 살신성인이 따로 없다.
 장비도 열악한 상황에서 마치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데 구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마치 군인들이 늑장을 부리고 있기나 한 것처럼, 군이 잘못하여 잘못된 희생이 난 것처럼, 진상을 밝혀라, 군사비밀도 다 밝혀라, 해가며 마구 몰아대는 일부 언론은 자중해야 한다. 천안함의 침몰은 타이타닉 같은 여객선 사고가 아니다. 전쟁 중 숨진 전사자의 사망 원인을 밝히라고 따지는 나라는 없다. 대한민국 국민은 대한민국 군인을 믿어야 한다.
 멈추지 않을 적의 공세 앞에서 때로는 목숨을 바쳐야 하는 대한민국 군인들, UDT의 전설이라는 대한민국의 영웅 한주호 준위! 돌아볼수록 아깝고 안타깝다. 나라 사랑과 후배 사랑을 몸으로 보여 준 그 순국정신 앞에서 고개를 들래도 들 수 없는 국회의원들,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 장비현대화라도 진작에 해놓지 못한 한국정치 현실을 영정 앞에 엎드려 단체로 백배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다 나와서 단체로 사진 찍자”고 했다는 국회의원님이라니!
 공성진 의원은 재선의원으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다. 지역구는 서울 강남이다. 그는 경기고와 연대 정외과를 나오고 미국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엘리트다. 해병 중위로 예편했다. 국회 국방위와 정보위원이기도 하다. 그의 홈페이지에는 “강한 나라 바른 나라 좋은 나라”라는 매너가 반짝인다. 국가관과 안보의식이 갖춰졌을 법한 경력이다. 그런 그가 한 준위 빈소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비난이 쏟아지자 주절주절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는 현재 고구마 줄기 같은 비리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불거진 혐의만 해도 크게 7가지나 된다. 금액도 4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골프장 게이트가 `공성진 게이트’로 바뀐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비리규모가 2억 원이 넘으면 `구속’이 원칙이지만 그는 국회의원으로 구속을 면했다. 특권이다.
 국가와 국민이 무엇인지, 공과 사가 무엇인지, 철부지 같은 몰상식과 무례함의 본보기가 된 그가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다. 사진 찍는 저들은 절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싶다. 자숙해야 할 공 의원이 한 준위 빈소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에 한나라당이 답을 해야 한다.  (new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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