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이 떠있어도 그 눈은 날카롭기 그지없다.그런데도 맵시가 매에게 뒤지는지,값어치가 떨어지는지 `소리개를 매로 본다’는 속담도 있어 재미있다. 매든 솔개든 그 서열이야 하늘이 정한 일이니 알바 없다. 다만 그 눈초리만은 높이 사 줄만 하다. 이런 민요가 있다. “ 사래 긴 밭 넓은 들에/ 목화 따는 저 아가씨/ 혼자 따면 심심한데 /둘이 따면 어떠하노/ 둘이 따면 좋건마는/먼데 있는 우리오빠/눈초리가 무서우네.” 피를 나눈 오빠의 눈초리도 무섭다는데 먹이를 노리는 솔개의 눈초리야 어떻겠는가.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창립 42주년을 맞아 `솔개론’을 폈다. 뜬금없는 소리 같지만 속내는 포스코의 변화와 혁신을 촉구하는 데 있다. 솔개는 40살이 되면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이때 헌 부리·깃털·발톱을 뽑아 털어내고 새 것으로 갈면 30년을 더 살게 된다.이 솔개의 혁신을 40대가 된 포스코에 적용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P·F·드러커의 `현대의 경영’에 이런 대목이 있다.“혁신이란 지극히 완만한 속도로 밖에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을 경영자들은 마음에 새겨두어야 한다. 오늘날 각 업계에서 지도자적인 지위에 있는 많은 회사들이, 실은 4반세기 이상 옛날의 선배들이 단행한 혁신으로 말미암아 현재의 위치에 도달한 것이다. 현재에도,세상에 알려져 있지 않더라도 착실하게 혁신을 하고 있는 회사는 언젠가는 업계의 지도자로서 위치를 굳히게 될 것이다.” 정 회장의 뜻이 이런 게 아니겠느냐는 생각도 해본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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