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겪은 9·11과 한국의 천안함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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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겪은 9·11과 한국의 천안함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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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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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카에다 테러 못 막은 부시 대통령 지지율 90%
 
(newdaily)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비행기 자살 공격으로 주저앉고, 펜타곤 국방부 청사가 공격당한 사건으로 3000명이 사망하고 600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어린이들과 대화하고 있었다. 미국이 공격당했다는 보고를 받은 부시 대통령은 즉시 백악관을 떠나 비밀 장소로 옮기고 그날 저녁 국민들에게 텔레비전 생중계를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9일 뒤에는 상하 양원 합동회의에 참석해 기립박수를 받으며 사건 진상을 보고했다. 부시 대통령 지지율이 90%로 치솟고 미국 국민은 성조기를 집에 걸거나 자동차에 달았다. 거리를 질주하는 자동차 물결 속에 성조기가 파도처럼 나부끼면서 미국인들의 결연한 애국심이 솟구쳤다.
 미국 정부는 두 가지를 병행했다. 월드 트레이센터에 묻힌 희생자들을 구조하는 일과, 테러범을 찾는 것이었다. 부시 대통령이 구조작업 현장을 방문하고 줄리아니 뉴욕 시장이 마스크를 쓰고 진두지휘했다. FBI는 특별 조사팀을 구성하고 7000여 명의 요원을 동원해 진상 규명에 들어갔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을 지목했으나 FBI는 알 케이다의 소행이고 배후에 오사마 빈 라덴이 있는 것을 알아내고 빈 라덴 통화를 도청했다.
 뒤이어 FBI는 비행기 납치범 사진을 공개했다. 미국 정부는 9·11 사건 발생 26일 뒤 빈 라덴이 은신한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다.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지 못해 비극을 초래한 비판을 받아야 할 대통령 지지도가 어떻게 90%까지 치솟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책임있는 장관이나 정보책임자들을 인책하는 해임 건의안이 나와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를 않았다. 이것이야 말로 위기를 해결하는 미국의 국격이다.
 천안함 사건을 접한 한국은 역시 예상대로 국민들은 편을 갈랐고, 편 가르기에 색깔 있는 언론과 지식인들이 앞장섰고, 언론이 황색적으로 흥분했고, 국회의원들이 망둥이처럼 뛰었다. 예상대로 야당은 국방장관, 해군참모총장 해임안을 거론했다. 예상대로 좌파들은 사건 배후에 북한이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고 조바심쳤고, 우파들은 심증이나 정황으로 북한이 배후에 있는데 왜 몸을 사리느냐고 아우성을 쳤다.
 일부 국민은 천안함 임무와 일지, 교신 내용, 항해 기록을 내 놓으라고 떼를 쓰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원수진 사람들처럼 증오와 원한이 사무친 극한 용어를 휘두르면서 무자비한 언어 살인 전쟁을 하고, 국민들은 서로 헐뜯고 물어뜯는 이전투구를 계속하고 있다. 거기에는 태극기의 애국심이나 조국애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서 9·11 같은 사건이 발생했으면 야당은 아마도 대통령 사임이나 탄핵을 요구했을 것이고, 지지율이 곤두박질 쳤을 것이다. 미국 정치인들은 부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격려, 성원했다. 9·11 같은 비극을 막지 못한 대통령에게 유비무환도 모르느냐고 욕하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느냐고 질타하지 않고, 국민들은 지지율 90%라는 놀라운 성원을 보냈다. 한국인들의 국격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미국의 국격이다.
 천안함 사건을 처리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처신도 만족스럽지가 않다. 사건 현장으로 달려간 것은 잘한 것이지만 사건을 다루는 지혜와 결단력이 부족했다. 사건이 나자마자 대국민 특별 성명을 통해 경위를 설명하고 국민의 인내와 이해를 호소하고, 여야 지도자들을 초청해 정보를 나누면서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했을 것이다. 이런 시기에는 대통령도 말을 아껴야 한다.
 군인이 나라의 부름을 받고 목숨을 바치는 것은 최고의 희생이다. 수천 명의 미국 군인들이 성조기에 싸여 전쟁터에서 순국의 희생자로 돌아올 때 땅을 치면서 통곡하는 유가족을 보질 못했다. “내 아들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아버지는 눈물을 가슴으로 삼키고 그 옆에서 어머니는 눈물을 닦는다. 이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도 함께 눈시울을 적신다. 순국 영령을 추모하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격이다. 여기서 새로운 애국심이 전승되고 유전되는 것이다. 지금은 숙연한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진상 규명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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