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하고 민망한 검찰, 법원, 그리고 한명숙 씨
  • 경북도민일보
딱하고 민망한 검찰, 법원, 그리고 한명숙 씨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0.0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만 달러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뇌물을 줬다”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 진술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다. 한 전 총리를 기소한 검찰은 초상집이고, 한 전 총리와 민주당은 기고만장이다. 6월 서울시장선거에 나설 한 전 총리의 `승리’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과연 그럴까?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한 김형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에게 묻고 싶다. `5만 달러’에 대한 곽 전 사장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했다. 곽 전 사장은 5만 달러 전달한 방식에 대해 말을 바꾸긴 했다. 직접 준 게 아니라 총리공관 식사 후 의자에 봉투 2개를 놓고 나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돈을 줬다”는 사실을 단 한 번도 부인한 바 없다. 그런데 `무죄’라니?
 또 한 전 총리는 “곽 전 사장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곽 씨 소유 제주도 콘도를 한 달 동안 빌려 `공짜’로 즐겼다. 또 골프 대금을 곽 전 사장이 지불했다. 그 비용이 2000만 원 가량이다. 한 전 총리는 곽 씨와 백화점에 함께 가 최고급 골프채를 선물 받았다는 진술이 나왔다. 한 전 총리는 골프 상점에는 같이 갔지만 “`모자만 쓰고 나왔다고 했다.’ 골프를 못한다”고 했지만, 골프장 캐디는 “골프를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동생 부부의 골프에 따라만 다녔다”고 했다. 이런 사람이 전직 총리다.
 김형두 판사는 정황 증거를 깡그리 무시했다. 김 판사는 한 전 총리가 “잘 모르는 사람”이라는 곽 전 사장을 왜 총리공관으로 불러 현직 산업자원부 장관과 오찬을 함께 했는지, 그리고 오찬 이후 곽 전 사장이 어떻게 공기업사장 자리를 맡았는지, 한 전 총리가 왜 검찰신문에 대답조차 하지 않았는지 관심조차 없었다는 말인가?
 전직총리, 더구나 야당의 서울시장 후보인 한 전 총리를 기소하면서 수사를 허술히 한 검찰은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표적정치수사’라는 비난을 자초해 유권자들의 냉정한 판단을 흐리게 한 어리석음을 반드시 문책해야 한다. 더구나 검찰은 한 전 총리가 `9억 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한 전 총리에게 `날개’를 달아줄 심산인가?
 `무죄’ 선고를 훈장처럼 내세우는 한 전 총리 행태는 더 우습다. 이제 `1심 재판’이 끝났을 뿐이다. 민간업자를 총리 공관에 불러 산업자원부 장관과 식사를 함께했고, 콘도를 공짜로 한 달이나 빌려 쓰고, 골프 상점까지 따라가 `모자’만 쓰고 나왔다고 주장한 한 전 총리의 도덕성은 추락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것만으로도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자격이 없다는 게 많은 국민들 생각이다. 그런데 그는 무죄가 선고되자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눈물을 훔치며 “노 대통령 덕”이라고 했다. 참 “딱하고 민망한 한명숙 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