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정치권이 이명박 정부에서 천형(天刑)의 땅(?)이 되어가고 있다. 포항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 당선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장본인은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다.
　한나라당내 최다선으로 국회부의장 및 당내 요직을 두루 거쳐 국회의장 0순위이지만, 단지 대통령 친형이라는 이유때문에 국회의장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후반기 국회의장에는 경남의 박희태 전 대표와 대구의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홍 전 부의장은 친박계라는 이유 때문에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직계라고 할 수 있는 이병석 국토해양위원장은 원내대표 출마를 중도포기했다.
　일부에서는 당 화합이라는 미명아래 청와대가 나서 김무성 카드에 손을 들어줬느니 하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홍사덕 국회의장 카드는 친박이라서 어렵고, 이병석 원내대표 카드는 친이라서 안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셈이다.
　특히 대구·경북지역 민심을 더욱 뒤숭숭하게 만드는 것은 청와대가 원내대표 출마를 접는 조건으로 부산의 정의화 의원을 후반기 국회부의장으로 내정했다는 설(說)이다.
　이렇게 되면 후반기 국회의장은 경남, 국회부의장과 원내대표는 부산 출신이 모두 독식하는 상황이 된다. 전반기는 역시 부산지역의 김형오 국회의장이 차지했다.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지역의 정치적 위상 강화를 위해 대구지역 맏형인 4선의 박종근 국회의원을 후반기 부의장으로 지지하는 상황에서 정의화 국회부의장 내정설은 `한나라당이 부산·경남당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기에 충분하다. 결국 재주(이명박 대통령 만들기)는 대구·경북이 부리고, 돈(자리)은 부산·경남이 챙기는 꼴이 돼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을 만든 죄’가 대구·경북 정치권 인사들의 정치행보에 계속 커다란 올가미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손경호기자 skh@h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