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구, 경북, 경남, 울산 등 영남권 4개 상공회의소 회장들이 국토연구원의 용역결과를 성토하고 나섰다. 그들의 지적과 반박과 주장은 한 마디 한 마디가 절절했다. 영남권 상공회의소 회장들의 주장은 “신공항 용역조사를 전면 재검토하라”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사업비, 항공수요예측도 함량미달이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게다가 이들은 `정치적 고려’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지역민심을 정치인이 아닌 상의회장들이 대변한 셈이다.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타당성 조사를 시작한지도 벌써 4년이나 됐다. 그러고도 아직도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으니 그 저의가 의심받지 않는다면 되레 이상한 노릇이다. 아무리 국책사업이라지만 무슨 시간이 그리도 많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인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정치적 고려’, `사업비 짜맞추기’같은 의혹이 제기되는게 이상할게 없는 상황이 아닌가.
이제껏 뭉그적거려가며 시간을 끌어온 정부도 20여일 남은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끝나면 서두르는 시늉은 할지도 모른다. 그런다고 그 추진방향이 지역민들의 숙원과 합치되리라는 기대는 아마도 성급한 것일 듯 싶다. 필경은 이제껏 군불을 지피며 피워올린 연기가 흘러간 방향대로 가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지경이다. 정부는 입에 자물쇠라도 채운 양 말을 아꼈지만 그 사이 사이 흘려 보낸 몇 마디 속에 의중을 담지 않았던가.
제2허브 공항을 지역민들의 소망대로 건설하려면 힘과 지혜가 한곳으로 결집돼야만 한다. 앞장서야할 정치권 인사들은 입다문 채 정쟁에나 열심이다.
지자체 또한 코앞에 닥쳐온 선거운동에 온통 관심이 쏠려 있어 이대로는 될성부른 일이 하나도 없어보인다. 상의회장들의 항변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의 요구에 메아리가 되돌아 오려면 총력전 태세로 나서지 않고서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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