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선동’보다 더 악질적인 `천안함 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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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선동’보다 더 악질적인 `천안함 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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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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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윤 환
(언론인)

 
 2년 전 5월. 서울 도심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 무법천지가 됐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는 `날조’ 때문이다. MBC `PD수첩’이 2008년 4월 29일 `긴급 취재-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방영하자 정치인과 연예인들의 광우병에 대한 무책임한 발언과 반정부 좌파 세력의 선동, 인터넷의 온갖 유언비어가 가세해 광우병 공포가 확산된 것이다.
 광우병 난동이 벌어진지 만 2년이 지났다. 광우병 날조세력의 주장이 맞다면 지금쯤 우리나라 종합병원에는 광우병 환자들이 넘쳐나야 옳다. 그러나 국내에서 인간광우병(vCJD) 사례는 한 건도 보고된 적이 없다. 광우병은 커녕 광우병을 옮긴다는 미국산 쇠고기만 날개 돋친듯 팔려나가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시장 점유율은 2007년 6.4%, 2008년 15.2%, 지난해 26.5%로 증가했고, 올해 2월 현재 점유율은 33.3%에 달한다. 국내 5성급 이상 특급호텔 21개 중 20개 호텔이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도 광우병 공포를 주입시킨 세력들도 미국산 쇠고기를 즐기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2년 전 웹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에는 “미국 쇠고기가 수입되면 가족이 푹푹 죽어난다”, “이명박은 매국노, 시위대는 독립군” 등 광우병 괴담이나 원색적인 정부 비난이 주류를 이뤘다. 광우병 시위는 좌파단체 등이 결성한 광우병 대책국민회의가 주도하면서 반정부 운동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올해 아고라 게시판에 광우병 관련 글은 단 1건도 없다. 이영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vCJD는 세계적으로 소멸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광우병과 비슷한 시기에 인터넷을 달군 사건이 또 하나 있다. 이른바 `미네르바 사건’이다. `미네르바’라는 필명의 인터넷 논객이 한국경제 어두운 면을 집중 조명하며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깔아뭉개 선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의 주장 대부분은 허위로 드러났고, 결국 그는 법의 심판을 받았다.
 그가 “곧 붕괴된다”는 한국 경제는 세계가 놀라운 눈으로 쳐다볼 정도로 회복되고 있다. 올 1/4분기 성장률만 7%를 넘었다. 도이치 방크와 노무라 은행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5~6% 이상으로 예상했지만 그 예상치를 뛰어 넘은 것이다. `낙서’ 수준인 고졸 실업자의 인터넷 글 때문에 나라가 발칵 뒤집어졌다는게 부끄러울 정도다.
 이쯤 됐으면 허황된 인터넷 정보와 인터넷 낙서에 대한 균형잡힌 사고가 잡혀야한다. 또 거짓 정보를 올렸을 때 처벌받는다는 인식도 공유됐을 법도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터넷은 아직도 `쓰레기장’이다. 분뇨처리장에 가깝다. 특히 천안함 침몰 이후 인터넷은 북한의 `인터넷 세작(간첩)’들의 놀이터가 되고 만 듯한 인상이다. 토굴 속으로 기어든 광우병 선동세력이 천안함을 계기로 고개를 바짝 쳐든 격이다.
 천안함 침몰원인과 관련해 북한이 `날조’라고 주장하자마자 인터넷과 좌파언론에는 천안함이 당시 서해상에서 진행된 한·미연합훈련 중 미군측 오폭에 의한 침몰설, 천안함이 속초함의 공격을 받았다는 주장, 정부의 `북풍작전’에 의한 자작극 설이 어지럽게 떠돌았다. 한 공영방송은 우리측이 70년대 설치한 기뢰에 의해 천안함이 폭발했을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최근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통일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낸 박선원 씨가 김태영 국방부 장관에게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그는 <문화방송>에 출연해 “한국정부가 갖고 있으면서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은 자료를 미국이 갖고 있다”며 “사고가 났다는 3월 26일 9시15분부터 22분 사이 천안함이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갖고 있는 자료’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검찰은 그에 대한 고소사건이 국가안보와 관련돼있기 때문에 공안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민주당과 좌파언론은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미네르바 사건 때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광우병 난동으로 우리사회가 입은 피해가 수조 원에 이른다. 그 돈이면 수만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돈이다. 그런 참담한 경험을 하고도 인터넷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인터넷 광우병 환자’들로부터 인터넷을 구해내는 일은 누가해야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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