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盧에 안방내준 민주당, 기고만장할 자격있나?
  • 경북도민일보
親盧에 안방내준 민주당, 기고만장할 자격있나?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0.06.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3 대 13으로 패한 민주당 전력
(dailian)
 
 
 지방선거 결과에 희비가 엇갈린다. 민주당은 화색이 돌고 한나라당은 침울하다. 정정길 대통령 실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정병국 사무총장 등 당지도부도 사퇴의 뜻을 밝혔다. 선거패배에 따른 인적 쇄신의 후폭풍이 일고 있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거둔 승리 방정식이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다. 현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고 한다. `산’ 이명박이 `죽은’ 노무현에 졌다고도 하고, `선거의 여왕’이 무릎을 꿇었다고도 한다. 트위터 때문에 졌다고 하는 것과 같은 연장선에 있다. 현상에 본질이 끼워 맞춰진 꼴이다. 트위터가 20대 전유물도 아닐뿐더러 사용자들이 민주당 당원들로 채워졌을리 만무하다. 더군다나 적극적인 활용자였던 노회찬, 유시민 후보 등이 패한 부분도 있다.
 여론조사와 선거결과는 많이 달랐다. 보수언론을 통한 조작이라고까지 하지만 여론조사의 피해가 야당 측에 있다기보다 오히려 여당 측에 있었다. 조사 결과에 만족한 나머지 민심 파악에 소홀했고 자만과 오만으로 이어진 면이 있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북풍에 따른 역풍이 아니라 안일함에 대한 역풍을 맞은 것으로 보여진다. 핵심은 역시 고객의 눈높이로 고객의 언어로 대화하지 못한 것이다.
 지방선거결과를 정권심판으로 보기에 어려운 점은 여러군데 있다. 상황논리가 아니다. 정작 승리자는 딴데 있다. 경기도라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 후보도 못 낸 민주당에 있는 것이 아니라 따지고 들어간다면 민주노동당이요. 국민참여당이다. 민주당이 남의 잔치에 밥상 차려준 꼴이다.
 여당도 마찬가지지만 야당도 냉정한 자기반성과 분석이 필요하다. 승자가 딴데 있다면 패자도 다를 수 있고 패인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이 완패했다는데 2002년과 2006년 지방선거 결과를 알면 완패도 아니고 참패도 아니다. 다만 소통에 실패한 면이 크다. 안일하게 대응했고 오직 이기고자 했을 뿐 사소하지만 `깨진 유리창’에 주목하지 못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원칙 없이 급급했던 부분이 있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무시하고 싶어도 이미 삶의 전반과 경제활동 및 생활패턴에 깊숙이 자리잡은지 오래다. 트위터야말로 상식을 뒤엎는 공간이다. 상식을 뒤집어야 닿을 수 있는 곳이다. “너와 난 각자의 화분에서 살아가지만 햇빛을 함께 맞는다는 것!” 아침 출근 길에 본 강남의 한 서점빌딩에 내걸린 글이다. 힙합 뮤지션 `키비’의 노래 `자취일기’의 한 구절이다. 그 빌딩에 글판을 시작한지 20여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힙합뮤지션의 가사를 그대로 옮겨놓을 수 있었던 발상이 놀랍다. 상식을 뒤엎어봐야 한다. 고정 관념을 떨쳐야 이런 발상이 가능하고 제대로 된 소통을 원할 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빌딩 현수막에 멋진 시구가 있어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전환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웹은 불편한 대상이고 또한 그 산물인 트위터는 피하고 볼 상대라고만 생각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할 것이다.
 결과만 보면 승자도 있고 패자도 있겠지만, 좀 더 자세히 보면 종이 한 장 차이다. 전달의 실패, 정책 소통의 실패가 있었지만 상대에 대한 호감과는 거리가 있었다고 본다. 서울시장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야당을 패배시켰다. 구청장 대부분이 야당 일색이지만 그래도 시장은 한나라당이다.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유례없는 전직 대통령의 죽음에 기댄 전략은 중장기적으로 맹렬한 자기 진화가 없다면 사상누각이 될 뿐이다.
 전쟁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진화하지 않으면 멸종할 뿐이다. 살아남으려는 종들의 치열한 변화 노력과 적응능력, 협력과 협조를 통한 생존 가능성 제고는 비단 선거만이 아닐 것이다. 다만 멸종하지 않으려면 또한 진정한 승자가 되려면 소통능력을 키워야 한다. 메시지를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그것이 핵심전략이다. 진짜 실패가 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