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력’, “포스코 미소금융만큼만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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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협력’, “포스코 미소금융만큼만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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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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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鎬 壽/편집국장
 

 `상생경영’이 경제의 화두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포스코 미소금융지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큰 재벌에서 일수 이자 받듯하는 것은 사회 정의상 안 맞지 않느냐”고 대기업 캐피털 회사의 고금리 문제를 지적하고 부터다. 이 대통령은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발전할 산업생태계 전략을 만들라”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침해하는 것은 없는지 살피라” “현금 보유량이 많은 대기업이 투자를 안 하니까 서민들이 힘들다”며 재벌 대기업을 견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왜 갑자기 `상생경영’인가?
 이 대통령은 자타가 공인하는 `기업프렌드리’ 지도자다. 취임 이후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이 국정목표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통령이 신임한 초대 강만수 재경장관은 `부자 감세’를 주도해 98조원의 세금을 대기업으로부터 덜어줬다. 고환율, 저금리와 성장일변도 정책은 재벌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그는 상속세마저 없애자고 주장하고 있다. `부의 대물림’을 열어주자는 주장이다.
 이명박 정부의 `기업프렌드리’는 재벌 대기업의 `독식’을 초래했고 중소기업과 상공인의 `소외’를 낳았다. 대기업의 하청업체에 대한 `착취’는 고쳐지지 않았다. 대기업의 금고는 돈으로 넘쳐나도 일자리가 늘기는 커녕 줄어들기만 했다. 결국 `기업프렌드리’가 `대기업프렌드리’정책이라는 비난을 초래하고 만 것이다.
 이 대통령이 포스코 미소금융을 방문한 자리에서 `상생경영’을 꺼내들고 재벌대기업의 `노불레스 오블리주’를 강조한 이유는 `포스코 미소금융’이 `상생경영’의 역할모델로 자리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이후 “대기업들은 미소금융같은 서민정책에 적극 동참해 사회적 책임을 달할 필요가 있다”며 “일자리 창출과 투자, 중소기업과 상생·협력에 대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같은 배경이다.
 `미소금융’은 담보가 없거나 저신용 상태로 은행 등 금융기관 이용이 곤란한 서민들에게 창업자금, 운영자금을 무담보·무보증으로 빌려줘 자립기반을 마련해주는 `서민금고’다. 대기업이 출연한 기금으로 운영된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장치로서 포스코 미소금융 역할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미소금융에 관한한 포스코는 선구자다. 포스코는 작년 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하고 앞으로 10년간 500억원을 조성키로 하고 이미 100억원을 출자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미소금융 1호점을 연데 이어 포항과 광양에 2호, 3호점을 개설했다. 수혜자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활발한 대출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와 달리 우리나라 재벌그룹 대기업은 `상생협력’에 소극적이다. 정부의 대기업위주 정책으로 금고가 넘쳐 즐거운 비명이지만 넘쳐나는 돈으로 미소금융같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소극적이다. 돈을 틀어쥐고도 일자리를 줄이는 대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5년간 매출 1000위권을 유지한 750개 기업 가운데 40%인 297개가 9만7539개의 일자리를 줄였다. KT, LG전자, 삼성전기, 한전, 한국공항공사 등 대기업과 공기업이다. 이들 기업 매출 규모는 2005년 267조7462억 원에서 2009년 363조6818억 원으로 35.8% 성장했다. 롯데그룹은 정부로부터 120층 초고층 신축허가까지 얻어낸 대표적 수혜 재벌인데도 8개 계열사 일자리를 줄였다.
 포스코의 상생협력은 역사가 오래다. 2005년 6월 중소기업 지원 전담조직 신설 이후 2008년 11월에는 CEO 직속 상생협력실천사무국으로 확대·개편하고 출자사까지 상생협력을 확산해왔다. 2009년 11월에는 상생협력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포스코 패밀리상생협력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상생협력을 기업문화로 체질화해왔다. 거래 중소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그 성장의 과실을 나누자는 것이다. 정준양 회장은 “중소기업 상생협력이 1차 협력 중소기업에 국한되고 있어 2~4차 협력 중소기업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4차 협력기업에 대한 상생협력 지원을 강조해 왔다. `미소금융’과의 상생협력인 셈이다.
 최근 포스코 미소금융 포항지점에서는 어황부진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어온 김 모(여.51)씨도 500만원을 대출받고 사업자 등록이 없는 자신이 자금을 빌릴 수 있다는 사실을 기뻐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상생협력’의 현장이다. 중소기업과 상공인들을 `착취’ 대상으로만 여기는 재벌대기업 회장과 최고경영자(CEO)들의 사무실 벽에 이들의 사진을 걸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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