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후보자는 젊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장점이다. “소장수의 아들”로서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심도 기대된다. 이 대통령이 이런 점을 높이 샀을 것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김태호=후계자’라는 식으로 간택함으로서 여권내 후계갈등을 촉발시키고 말았다. 작금의 후계논쟁은 전적으로 이 대통령이 자초한 것이다.
김문수 지사의 김태호 후보자에 대한 반발은 심각하다. 김 지사는 김 총리후보를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 데 이어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지 없는지, 저 사람이 할 수 있는지 없는지 믿지 못한다”고 평가절하했다. 또 “중국은 다음 세대 지도자가 누구 누구라고 리더십이 안정돼 있다”며 이 대통령의 돌연한 김 총리후보 지명을 비판했다. 나아가 “저 놈이 또 언제 해쳐먹는지, 뒤로 뭘 빼먹을지, 다음에 저사람이 그만두고 자살할지 맞아 죽을지 총 맞아 죽을지 모르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물론 이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자 도전이다.
이에 대해 김 총리후보는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 지도자를 정해 놓고 뽑는 시스템과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지도자를 뽑는, 국민이 평가하고 선택해서 뽑는 시스템은 다르다”고 반박했다. `사회주의 국가’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비교함으로써 김 지사의 좌파노동운동 경력을 겨냥한 것으로 들린다. 그러자 이번에는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끼어들어 김태호 총리 후보자는 “훌륭한 대통령 후보”라고 평가했다. 반면 김문수 지사에 대해서는 “총리를 하면 잘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감’과 `총리감’으로 재단한 것이다. 여권내 동향이 점입가경이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는 2년 반이나 남았다. 후계논쟁을 시작할 시점이 아니다. 그러나 그 논란을 이 대통령이 자초하고 말았다. 후계논쟁으로 대통령 리더십이 흔들리거나 레임덕 양상이 벌어지면 누가 손해보게될지 너무나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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