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년들어 포항의 경제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지난 여름 최장기 파업을 겪은데다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전남 광양을 비롯한 외지에 상당수 빼앗긴 처지다. 앞으로 지역경제가 뒤탈없이 굴러갈지 걱정이 앞선다.
그런가 하면 충남 당진엔 철강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현대제철이 국내 세 번째 일관제철소를 당진에 둥지 틀 채비를 갖췄다. 4~5년 뒤엔 8만 가까운 일자리, 연간 10조원이 넘는 생산유발효과를 낼 수 있는 규모다. 여기에 현대하이스코, 동부제강, 동국제강이 `철강도시 당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나라 전체를 보면 환영할 일이지만 `철강도시 포항’의 위상은 어찌 될지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다.
당진의 상승세에 견주면 포항은 마치 성장을 멈춘 도시같은 느낌까지 줄 정도다. 내년 세수만 하더라도 660억원 감소가 예상된다. 올해 전체 세수는 3850억원이다. 내년엔 줄잡아 그 6분의1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다. 철강업체의 부진 탓이다. 여기에 인구까지 야금야금 줄어들기만 하고 있다. 겨우 5000명 남짓한 숫자에 기대어 인구 50만명 선을 힘겹게 지탱하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울 지경이다.
경제 효과를 앞장서 이끄는 건설업 또한 하청, 재하청으로 연명하고 있다. 예컨대 포항시 신청사 건축에서 조차 지역업체의 수주 공사금액은 전체의 5%도 안된다. 포항의 관광도시 인프라를 갖출 동빈내항 복원 타당성 용역 또한 포항업체의 손을 벗어났다. 어디 이것뿐인가.
이 모두가 민선4기 박승호 시장 체제가 짊어진 짐들이다. 경제 살리기가 화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파업 도시’ `투자 기피 도시’로 이미지가 굳어지지 않게 어떤 처방을 낼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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