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포항지방에서는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는 고기, 청어를 한겨울 칼바람에 말렸다. 여러 마리를 꼬챙이로 주욱 꿰어 작수발(바지랑대) 위에 걸친 횃대에 걸어두면 밤엔 얼었다가 낮 동안에 녹고 밤이 되어 다시 얼기를 반복하며 수분 70%안팎으로 꾸드리해진 게 과메기다. 동해안 사람들이 `냉훈법(冷?法)’이라고 하는 이 얼리고 녹임의 반복 건조로 생산한 과메기는 전통적으로 동해안 주민들의 겨울먹거리였다. 적당한 크기로 자른 과메기를 초고추장 듬뿍 찍어 실파와 된장과 마늘을 곁들여 미역에 싸서 한입 넣어 씹으면 술안주론 그만이다. 냉동, 포장, 유통이 발달한 오늘날 동해안 과메기는 전국으로 배송되어 이제 우리나라 어디서나 사철 먹을 수 있게 됐다. 하여 국민의 안주감이 된 지도 벌써 수삼년을 헤아린다. 요즘은 청어보다 꽁치가 과메기의 주원료로 많이 쓰이거니와 이렇게 숙성이 된 생선은 갓 잡아 올린 선어(鮮魚)일 때보다 오메가3지방산 같은 영양분이 더 많다고 하여 웰빙식품으로도 인기가 좋다. 입동(7일) 절기에 들면서 동해안에 과메기철이 돌아왔다. 그 주산지, 우리고장 포항 구룡포 일원에서 과메기를 만드는 풍경사진을 신문에서 본다. 나이 드신 어부의 손길로 어자녹자 말라가는 과메기 덕장의 풍경이다. 저 정겨운 토속 계절안주의 맛을 혀끝이 먼저 아는지라 입안 가득히 도는 군침을 억제치 못하면서 어느새 겨울이 성큼 왔음을 느낀다. 아무려나 우리 어민들, 원컨대 올 겨울도 과메기를 잘 말려 함박웃음과 함께 전국으로 신바람 나게 배송하시기를!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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