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을 좌지우지하는 또다른 이면 바라보다
  • 경북도민일보
식탁을 좌지우지하는 또다른 이면 바라보다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0.1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맛있는 식품법 혁명’…국내 식품법 100년사 되짚어  
 
 식품산업과 식품안전의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 책 2권이 나왔다.
 신간 `맛있는 식품법 혁명’(김영사 펴냄)은 국내 식품법 100년사를 되짚어보면서 식품법이 우리의 식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 저자인 송기호 변호사가 식품법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5년 1월이라고 한다.
 발암 가능 물질이 학교급식 식기 세척제 원료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저자는 발암 가능 물질로 식판을 닦을 수 있게 허용한 관련 법이 바뀌지 않는 한 아무리 식판을 잘 헹군다 해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저자는 그때부터 지난 5년간 124차례에 이르는 행정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얻은 정부 문서를 토대로 식품법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헤친다.
 그는 무엇보다 일제 치하인 1911년 제정된 데라우치 식품법에서 문제의 뿌리를 찾는다.
 일제의 식민지배 논리인 `조선인 비위생론’을 핵심으로 하는 데라우치 식품법은 실험실에서 이뤄지는 식품 위생검사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식품과 관련해 다양한 분야를 다뤄야할 식품법의 역할 자체를 축소시켰을 뿐 아니라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현행 식품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1965~1991년 곡물을 술의 원료로 일절 사용하지 못하게 해 전통주의 맥을 끊어버린 것도 데라우치 식품법에 근원을 두고 있다으며, 소금이 비위생적이라며 관계 당국이 2008년까지 아예 식품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 역시 데라우치 식품법의 잔재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또 식품규격과 안전기준을 정하는데 왜 식품회사가 의결권을 행사하는지, 유전자 조작 식품은 무엇을 근거로 합법화됐는지, 쌀은 어떻게 해서 미국산 밀에 밀려나게 됐는지 등 거대자본의 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식품 산업의 이면을 낱낱이고발한다.
 316쪽. 1만3000원.
 
-------------------------------------------------------------------------
 
`하루 1달러로 먹고살기’…무모한 도전 속 교훈 담아
 
 신간 `하루 1달러로 먹고살기’(타임북스 펴냄)는 미국의 한 평범한 고등학교 교사 부부가 한 달 동안 하루 1달러(약 1100원)로 먹고 살아가면서 겪었던 경험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크리스토퍼 그린슬레이트, 케리 레너드 부부.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지 못해 시작했던 이 무모한 도전에서 부부는 그동안 미처몰랐던 사실들을 하나 둘 깨닫게 된다.
 육류와 채소, 과일, 가공식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떻게 유통되는지,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얼마나 많이 먹어왔는지, 버려지는 음식이 얼마나 많은지 등 식품 산업과 유통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
 삶의 태도도 달라졌다. 하루 1달러로 먹고살기에 이어 정부가 저소득층에 지급하는 음식구매권인 푸드스탬프로 먹고살기 등에 잇따라 도전한 이 부부는 식생활에도 윤리가 있다는 교훈을 체득한다.
 전 세계적으로 하루에 1달러로 먹고사는 사람이 10억 명에 달하며 미국에서만 1300만 명의 어린이들이 기아와 영양 장애로 고통받는 현실에도 눈뜨게 된다. “건강하게 먹으려 노력하면 식비는 자연스레 절약된다”는 것을 깨달은 부부는 자신들의 돈을 사람과 동물, 지구 환경을 위한 일에 사용하는 한편 가능한 한 건강하게 먹고 사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삼는다. 김난령 옮김. 304쪽. 1만3000원.
  /이부용기자 lby@hidomin.com
 
 
 
-------------------------------------------------------------------------
 
`살고싶으면 씻지 마라!’ 유럽 목욕공포증은 왜?  
목욕으로 본 은밀한 문화사…`목욕, 역사의 속살을 품다’
 
 
 1550~1750년. 200년에 걸친 이 시기는 유럽 역사상 가장 불결했던 시기 중 하나로 꼽힌다. 일반 농부에서부터 귀족과 왕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물을 멀리했다.
 16세기 후반 영국을 황금기로 이끈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한 달에 한 번꼴로 목욕했으며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는 지독한 입 냄새로 악명 높았다.
 유럽인들은 몸을 씻는 대신 아마포 천으로 만든 셔츠를 갈아입었다.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목욕탕 문을 닫아버린 `주범’은 다름 아닌 전염병 페스트였다.
 목욕을 하면 역병이 물과 열을 통해 손쉽게 온몸에 침투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 때문에 물을 무서워했던 것이다.
 18세기 말 페스트의 광풍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어느 정도 잊힐 무렵 사람들은 다시 물에 몸을 담그기 시작했으며 산업혁명기에는 깨끗함으로 계급이 나뉘어졌다.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이 부유한 사람보다 더 더럽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유럽의 각국 정부는 앞다퉈 목욕 시설 보급에 나섰다.
 신간 `목욕, 역사의 속살을 품다’(예지 펴냄)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프랑스 혁명, 미국 남북전쟁, 산업혁명, 현대에 이르기까지 목욕 습관을 통해 인류 문화사의 은밀한 내면을 들여다본다.
 저자인 캐서린 애셴버그는 “청결의 역사는 우리 육체의 역사이기도 하다”면서 “어떤 나라 사람들의 목욕탕과 욕실을 보면 그들이 바라는 것, 무시하는 것, 때로는 두려워하는 것 그리고 과연 그들이 누구인지를 밝혀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또 현대인이 청결에 광적으로 집착하면서 인류가 알레르기 질환 등 각종질환에 취약해졌으며 청결이 내밀한 계급, 인종 차별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박수철 옮김. 320쪽. 1만5000원.
 
 
-------------------------------------------------------------------
 
고고학 속 여자들은 어디에?  
`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출간
 남성 중심적 고고학계 편견 깨고 주장 펼쳐

 
 
 지금으로부터 1만1000년 전. 미국 와이오밍주 그랜드 테턴스 동쪽 구릉지대에 있는 협곡.
 “바위투성이인 협곡 안으로 남자 7명이 걸어 들어왔다.…(중략) 남자들은 고함을 지르며 동시에 곰을 향해 돌진했다. 곰도 반격에 나서지만 결국에는 창에 찔리고 만다.”
 이 남자들은 클로비스인이라고 불리는 고대인들이다. 1만1500년 전 북아메리카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클로비스인의 사냥 장면을 그린 이 이야기는 클로비스신화를 요약한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 어디에도 여자들은 보이지 않는다. 선사시대 사냥은 남자들만의 세계이며 여자들은 기껏해야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식물을 채집했을 것이라는 게 그동안의 통념이었다.
 `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알마 펴냄)는 이런 남성 중심적인 고고학계의 편견을 깨뜨린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 머시허스트고고학연구소 소장인 J.M. 애도배시오, 일리노이대 아바나-샴페인 캠퍼스의 인류학 교수인 올가 소퍼 등 3명. 저자들은 우선 선사시대 유물 하면 연상되는 돌과 뼈 대신 여자들이 썼을 것으로 추정되는 `끈’에 주목한다. 의류, 뗏목 제작에 사용된 밧줄, 사냥 그물 등 끈이 남자들이 사용한 돌, 뼈보다 기술 발전에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또 여자들이 아이와 의사소통하는 과정에 원시 언어가 탄생했을 것으로 추정하며 농업의 탄생에도 여성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본다.
 저자들은 “확고한 사실은 여자가 인류의 등장과 성공을 이끈 동력으로써 남자보다 훨씬 중요했다고 할 수는 없을망정 남자만큼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이라고 결론내린다.
 김승욱 옮김. 344쪽. 1만6500원.
 
----------------------------------------------------------------
 
세계서 가장 긴 도시명은?
 
`지도로 보는 세계지도의 비밀’
 
 
 태국 수도 방콕의 정식 명칭은 `끄룽텝 마하나콘 아몬 랏따나꼬신 마힌따라 아유타야 마하딜록 뽑놉빠랏 랏차타니 부리롬 우돔랏차니우엣 마하싸탄 아몬삐만 아와딴싸티 싸카타띠야 위쓰누깜쁘라씻’이다.
 한글로 적으면 69자, 알파벳으로 바꾸면 무려 168자나 된다. 세계에서 가장 긴 도시명이다.
 태국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이 주문 같은 이름을 통째로 암기해야한다. 하지만, 실생활에선 매번 이렇게 긴 이름으로 부를 수 없는 노릇이어서 현지인들은 대개 `천사의 도시’라는 뜻의 첫 글자 `끄룽텝’이라고 줄여서 부른다.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 사이에 있는 지중해. 지중해는 유럽 문명의 탄생지이자 동서양 문명 교류의 통로, 그리고 세계사를 주름잡았던 영웅들의 명멸(明滅)을 지켜봐 온 역사의 증인이다.
 하지만, 해양학적으로 보면 지중해는 전 세계에 8곳이나 된다.
 해양학상의 `지중해(地中海)’는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육지로 둘러싸여 있고 해협으로 대양과 이어져 있는 내해(內海)’를 가리키는 일반명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양학적으로 지중해는 우리가 잘 아는 유럽의 지중해를 비롯해 북극해, 홍해, 발트해 등 8곳에 이른다는 것이다.
 신간 `지도로 보는 세계지도의 비밀’(이다미디어 펴냄)은 세계지도 구석구석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 책을 펴낸 출판기획제작사 롬 인터내셔널은 12시에 점심과 저녁식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 `떠도는 호수’의 정체는?, 한 마을에 두 나라가 있다? 등 지리, 지형에 얽힌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정미영 옮김. 272쪽. 1만2000원.
 
---------------------------------------------------------------
 
`스티븐 킹이 말하는 공포의 세계’…`죽음의 무도’ 출간  
 `미저리’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 등을 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이 공포에 대해 풀어낸 책 `죽음의 무도’(황금가지 펴냄)가 출간됐다.
 스티븐 킹이 1980년대 초반 발표한 이 논픽션은 소설은 물론 영화부터 TV드라마, 라디오, 만화까지 공포 장르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두루 담고 있다.
 “이것은 공포 이야기를 둘러싼 태엽장치에 관한 나의 최후 진술”이라는 그는 공포물을 생산, 소비하는 사람들의 심리부터 그 영향력까지 그야말로 `공포의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 주로 1950~1980년에 걸친 공포 장르를 통해 공포의 역사를 살펴보고, “왜 사람들이 공포 소설을 읽고 싶어 하거나 무서운 것을 보러 극장에 가고 싶어 하는지” 등의 궁금증도 파헤친다.
 그는 “우리에게 있어 공포 영화는 안전밸브”라며 “우리가 허구의 공포 속으로 피신한 덕분에 현실의 공포는 우리를 압도하지 못하고, 우리를 꽁꽁 얼어붙게 하지 못하고, 일상생활을 제대로 살아가려는 우리를 방해하지 못한다”라고 `좋은 공포영화’의 힘을 설명한다. 공포 영화 속 나쁜 꿈이 끝났을 때, 평범한 현실이 더 좋아 보인다는 것이다.
 또 `조스’ `엑소시스트’ `사이코’ 등의 영화와 `드라큘라’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등의 책, `환상 특급’과 `스타트렉’ 등의 TV시리즈까지 수백 편의 공포물을 언급하며 공포의 본질을 깊이 있게 설명한다.
 그의 공포에 대한 분석은 충분히 학술적이지만, 타고난 이야기꾼답게 주관적인 경험과 시각이 담긴 설명은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조재형 옮김. 696쪽. 2만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