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초과 연수비
  • 경북도민일보
지방의원 초과 연수비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0.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에서 잠깐 살다가 돌아온 친구의 얘기다. 초등학생인 아이가 어느날 트립(trip)을 다녀왔노라고 하더란다.선생님을 따라서 학교밖 나들이를 다녀왔다는 얘기였다. 그는 `트립’이라면 `여행’으로만 알고 있던 터여서 한방 맞은 기분이었다고 했다.
 옛 중국 북경에 마자재(馬子才)란 사람이 살았다.그는 진귀한 국화가 있다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달려가지 않고는 못배기는 마니아였다고 한다. 그가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는 소년시절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한 여행의 산물이라고 했다. “그의 여행은 경물(景物)을 구경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차 천하의 대관(大觀)을 보아 얻어 자신의 기(氣)를 조장하려는 데 있다. 회강(淮江)의 그 파도를, 만학(萬壑)의 웅심을,모든 전지(戰地)의 회고를 바로 자기 문장으로 옮겼다.” 사마천의 명문장은 글에서만 얻은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난달 미국과 캐나다 연수를 다녀온 김천시의회의원 8명이 “초과 연수비를 10일까지 국고에 환수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김천 YMCA가 이들에게 보냈다는 내용증명에 따르면 규정을 어겨 초과 사용한 여행경비가 1396만원이다. 김천 YMCA는 관행이된 지방의회의 해외연수 경비 편법사용을 바로잡겠다고 팔을 걷었다. 이에 대해 김천시의회는 “다른 지역 지방의회에서도 관행이 된 문제”라면서 “ 행안부의 지침을 받겠다”고 했다.
 지난 6·2선거로 닻을 올린지 몇 달 되지도 않아 일제히 해외연수 시비에 휘말리기 시작한 경북지방의회들이다. 그럴싸한 명분으로 포장은 했지만 알맹이는 관광 유람이라고 의회마다 비난을 받고 있는 처지다. `트립’을 다녀온 초등학생도 듣고 보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사마천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해도 혈세로 유람을 했으니 의정 활동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라도 얻어 왔다면 좋았겠다. 그러나 `증명사진’말고 뭐가 있을 것인지 궁금할 뿐이니 탈이다.   김용언/언론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