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중국 북경에 마자재(馬子才)란 사람이 살았다.그는 진귀한 국화가 있다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달려가지 않고는 못배기는 마니아였다고 한다. 그가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는 소년시절 하루도 빠짐없이 계속한 여행의 산물이라고 했다. “그의 여행은 경물(景物)을 구경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장차 천하의 대관(大觀)을 보아 얻어 자신의 기(氣)를 조장하려는 데 있다. 회강(淮江)의 그 파도를, 만학(萬壑)의 웅심을,모든 전지(戰地)의 회고를 바로 자기 문장으로 옮겼다.” 사마천의 명문장은 글에서만 얻은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지난달 미국과 캐나다 연수를 다녀온 김천시의회의원 8명이 “초과 연수비를 10일까지 국고에 환수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김천 YMCA가 이들에게 보냈다는 내용증명에 따르면 규정을 어겨 초과 사용한 여행경비가 1396만원이다. 김천 YMCA는 관행이된 지방의회의 해외연수 경비 편법사용을 바로잡겠다고 팔을 걷었다. 이에 대해 김천시의회는 “다른 지역 지방의회에서도 관행이 된 문제”라면서 “ 행안부의 지침을 받겠다”고 했다.
지난 6·2선거로 닻을 올린지 몇 달 되지도 않아 일제히 해외연수 시비에 휘말리기 시작한 경북지방의회들이다. 그럴싸한 명분으로 포장은 했지만 알맹이는 관광 유람이라고 의회마다 비난을 받고 있는 처지다. `트립’을 다녀온 초등학생도 듣고 보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사마천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해도 혈세로 유람을 했으니 의정 활동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라도 얻어 왔다면 좋았겠다. 그러나 `증명사진’말고 뭐가 있을 것인지 궁금할 뿐이니 탈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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