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문학의 등불’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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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문학의 등불’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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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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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문인협 `문학만’ 2010년 하반기호 발간  
한국시단의 현 문제점 비판-독도 둘러싼 영유권 진실 실어
우영창의 `밤의 유배지에서’ 등 묻혀있는 한국의 명시 신설

 
 
 
 (사)포항문인협회(회장 이대환)가 전국문학지로 키워나가는 `문학만’(文學灣, Literature Bay) 2010년 하반기호를 지난 15일 발간했다.
 이번 호는 `포항문학’이라는 제호를 `문학만’으로 바꾸고 나서 두 번째 나온 책이다.
 박현수(경북대 교수)의 `문학-정치 담론의 지형도, 그리고 시의 문제’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거대담론의 소멸에 따른 문학의 파편화, 미시화에 대한 문학 내적 반성이 다시 제출한 `문학-정치 담론’의 새로운 지형도를 그려내고, 근래 그것이 소설의 문제보다 오히려 시의 문제와 관련된 사정을 조명하면서 몇몇 논자들의 편향성을 비판한 주목할 글이다.
 권정우(충북대 교수)의 `시의 새로움에 대하여’는 특히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당대 새로운 남녀관계의 시각으로 읽어내면서 시의 진정한 새로움에 대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굳어진 오해의 통념을 깨트린 것은 함께 다룬 근년 텍스트 시에 대한 사례와 더불어 요즘 한국시단에서 경향으로 형성된 `새로움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시’의 위험성을 경계하고 비판한다.
 기획으로 마련한 `독도의 고독, 동해의 슬픔’은 본지를 발행하는 근거지인 영일만이 동해와 독도로 나가는 관문이라는 지리적 위치와 무관하지 않다.
 독도는 우리 땅이요 동해는 동해지 일본해가 아니라고 애국의 목청을 높이자는 것이 아니라, 함께 실은 `독도평화선언’이 제시하듯이 독도에게 1905년 러일해전 이전의 평화를 되돌려주자는 것이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첫 걸음은, 대단히 낭만적인 생각 같지만, 독도를 둘러싼 영유권의 진실을 들춰내고 한국과 일본의 양심세력부터 그것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서상문 박사의 `독도의 과거, 현재, 미래 : 일본은 왜 독도를 포기하지 않는가?’는 일본의 오래된 서지를 뒤져서 예로부터 독도가 한국령이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밝히고 있다.
 최운도 박사의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과 독도 영유권 문제’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빌미를 제공한 그 조약의 체결과정을 뒤져서 그 주장의 허구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이대환 작가의 `동해의 슬픔과 한국소설의 빈자리’는 1959년부터 1984년까지 일본 니가타와 북한 청진을 오가는 동해의 뱃길에서 진행되었던 이른바 `재일조선인 귀국사업’이 어떤 국제적 음모 속에서 추진됐으며 그로 인해 숱한 개인의 운명이 어떻게 뒤틀렸는가에 대해 서술한 에세이다.
 `묻혀 있는 한국의 명시’라는 자리도 신설했다. 독자의 심금을 울리고 누구나 애송할 만한 시를 찾아내 한마디 군더더기 덧말도 없이 독자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이 출발선에 우영창의 `밤의 유배지에서’와 윤한로의 `분교마을의 봄’이 기다린다.
 그 외 불우하고 빈곤한 데다 외모지상주의에게도 소외될 수밖에 없는 한 소녀의 젊은 날들을 담아낸 이대환의 개작 `기쁨이 있는 곳으로’, 조중의의 엽편소설 `검정색 털코트’ 외 2편, 이강란의 신작 `퀼트’, 2009년 포항소재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김영아의 `내연산, 가을을 지나다’들로 소설을 차렸다.
 그리고 시, 동화, 수필, 신간시집 해설도 풍성하고 알차게 꾸려졌다.
 이번 호의 특별한 의미에 대해 편집위원들(편집장 정차준, 시인)은 “포항이라는 지방도시에서 비로소 서울에서 발간하는 문학지에 견주어도 작품수준, 고료수준, 기획, 편집 등 모든 면에서 뒤지지 않는 문학지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발행·편집인인 이대환 작가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문학의 존재 의의에 대해 “어둠이 들면 전깃불이든 등불이든 불을 밝혀야 한다. 너무 길었던 빈곤과 압제의 어둠을 간신히 벗어나니 어느새 물신과 경박이 새 어둠으로 몰려와 있다”며 “문학이 살아 있다면, 문학이 인간정신을 옹호한다면, 고달파도 늘 불을 밝히고 있어야 하는 것이 문학의 운명이다”고 말했다.
 한편 회원들은 2조로 나눠서 각각 상반기호와 하반기호에 청탁하며, 2011년부터는 예산이 확보되면 `올해의 포항문학’이라는 무크지를 별도로 제작해 모든 회원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다. 358쪽, 1만3000원.
  /이부용기자 lby@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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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삶을 참회하고
순천적 삶 살아가다

 
경북도 공무원 정영화씨, 자전에세이집`영혼에 묻은 세월’출간
 
  “`인간은 가족과 부와 선을 남기고 죽는다’는 탈무드 가르침, 그런 인간적 흔적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내 자신의 드라마틱했던 과거를 회고, 지난 삶을 참회하고 앞으로 남은 삶을 순천(順天)적 적덕의 삶을 살아가기 위함이다” 경북도에 재직(경상북도 노인전문 간호센터) 중인 정영화<사진>씨가 25년 공직생활을 뒤돌아보고, 지금까지의 자신의 삶을 참회하는 형식으로 집필한 자전에세이집 `영혼에 묻은 세월’을 출간했다.
 신이 인간을 쓰러뜨리는 것은 일어서는 법을 가르치기 위함이라 전제하고, 고난에 처해 일어서는 것도 오로지 고난을 양식 삼을 때 가능하다는 저자의 잔잔한 외침이 돋보인다.
 1991년 문학세계 신인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대구경북지회 회원이면서 공무원 문학회원이기도 한 저자가 유년에서 지금에 이르는 동안의 희비가 엇갈린 삶을 회고하고, 부침 많았던 세월의 면면을 시인의 눈으로 통찰한 감성어린 시작품을 곁들여, 시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정영화씨는 경북 김천 출생으로 `여자 한 사람 찾습니다’ 외 4권의 시집과 주역철학서 `운명의 바코드 사주팔자’, 칼럼집 `매나미의 개맹이 타령’ 등의 저술을 펴낸 바 있고, 공무원 문예대전 시조와 소설부문에서 각각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한 중견 작가이기도 하다. 365쪽. 1만5000원.
 /김상일기자 ksi@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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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위대한 문명의 창조자는 농부였다
 
신간`쌀과 문명’ 출간…쌀을 통한 인류 문명 발자취 새롭게 조명
 
 `먹는다’는 단어는 베트남어, 일본어, 인도의 산탈리어, 라오스의 라오어, 태국의 시암어 등에서 `쌀을 먹는다’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아시아에서 쌀은 주식 이상의 의미가 있다.
 베트남 통킹만에 사는 농부들에게 쌀은 `꾸어 쪼이’라는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며, 라오스의 라메트 부족은 쌀의 영혼이 길을 잃지 않도록 논으로 향하는 오솔길을따라 제단을 세우기도 한다.
 신간 `쌀과 문명’(푸른길 펴냄)은 쌀을 통해 인류 문명의 발자취를 더듬어 나간다.
 저자는 프랑스의 저명한 문화지리학자 피에르 구루(1900~1999).
 세계적인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와 함께 인류학 잡지 `인간’의 창간을 주도한 그는 숱한 자료 조사와 현지답사를 토대로 쌀과 문명의 역사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다.
 비슷한 환경인데도 왜 어떤 곳은 벼농사를 짓고 어떤 곳은 짓지 않는지, 벼농사에 적합해 보이는 환경에도 벼농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민족이 있는가 하면, 척박해 보이는 환경에서도 벼농사에만 열을 올리는 민족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 벼농사와 문명을 둘러싼 의문을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저자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농부들의 역할이다.
 저자는 “벼농사는 단지 문명의 한 단면으로서 문명을 발생시킨 일부분일 뿐”이라면서 “아시아의 위대한 문명은 쌀이 아니라 별다른 욕심 없이 벼를 열심히 경작했던 농부에게서 태동한 것”이라고 역설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의 벼농사도 소개한다.
 저자는 한국에서는 비약적인 근대화로 농촌 인구가 빠르게 도시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매년 한국은 수확되는 곡물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을 수입해야 하지만 좋은 방향으로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김길훈·김건 옮김. 344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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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를 설계한 자본가의 삶

마르크스 그늘에 가려졌던 엥겔스의 생애 새로운 시각서 조명
 
 
  카를 마르크스의 사상적 동반자이자 마르크스주의 핵심 설계자인 프리드리히 엥겔스(1820~1895).
 그의 삶과 역할은 그러나 마르크스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부분이없지 않았다.
 신간 `엥겔스 평전’(글항아리 펴냄)은 이런 엥겔스의 생애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한다.
 저자는 영국의 대표적인 소장파 학자인 트리스트럼 헌트 런던대 퀸 메리 칼리지역사학부 교수로, 그는 우선 엥겔스의 모순된 생애를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
 책의 부제인 `프록코트를 입은 공산주의자’는 엥겔스의 이중적인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프록코트는 상의가 무릎까지 내려오는 19세기 중상류층 남성복 정장.
 독일 프로이센의 부자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엥겔스는 영국 면직업계의 거물이었다. 그는 영국 상류층의 취미인 여우 사냥을 비롯해 바닷가재 샐러드, 프랑스산 최고급 포도주 샤토 마고를 즐기는 등 인생의 온갖 즐거움을 누렸다.
 저자는 사랑이 넘치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여우사냥을 좋아하고, 여자를 밝히고 샴페인을 즐긴 `자본가’이자 자신이 속한 자본가 계급의 이익에 정면으로 반하는 `마르크스주의 핵심 설계자’로서의 엥겔스의 모순된 면모를 구석구석 드러내 보여준다.
 저자는 그러나 단순히 엥겔스를 모순에 가득 찬 인물이었다고 평가절하하지는 않는다.
 책 서문에 밝혔듯이 저자는 마르크스가 호의적인 평가나 재평가를 받는 것과는 달리 최근 일각에서 마르크스주의가 인류에게 가한 끔찍한 만행의 책임을 몽땅 엥겔스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면서 엥겔스에 대한 재평가를 시도한다.
 저자는 엥겔스가 마르크스와 함께 자본주의에 대한 통찰력 있는 비판만 한 것이아니라 현대와 진보, 종교와 이데올로기, 식민주의, 세계적인 재정 위기, 도시 이론, 페미니즘, 다원주의, 생명윤리의 문제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고 평가한다.
 저자는 특히 “19세기 마르크스주의 프로젝트의 성공에 그(앵겔스)보다 더 크게 기여한 사람은 없다”고 단언한다.
 면방직업에 종사하면서 자본주의의 맨얼굴을 그대로 들여다본 자본가로서의 경험과 공장 생활, 빈민가 체험, 무장봉기 참여 등 그의 다양한 이력이 마르크스의 `자본론’의 자양분이 됐다는 것이다.
 엥겔스의 삶은 많은 부분에서 마르크스와 겹친다.
 1844년 여름 파리에서 만난 두 사람은 `공산당 선언’을 공동 저술하는 등 사상적 동지였을 뿐 아니라 인생의 동반자이기도 했다.
 저자는 엥겔스와 마르크스의 관계를 “애정 넘치는 사촌 같은 사이”라고 표현한다.
 엥겔스는 실제로 40년 동안 마르크스 집안을 먹여 살리고 그의 자녀를 돌봐줬다. 마르크스의 자녀들에게 엥겔스는 천사표 `둘째 아버지’였다. 그가 그토록 하기 싫어한 공장주 노릇을 20년간 했던 것도 마크르스가 생활비 걱정없이 `자본론’을 끝낼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해주기 위해서였다.
 저자는 자본주의에 대한 엥겔스의 비판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한다.
 19세기 영국에서 목격됐던 자본주의의 병폐를 현재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와 같은 신흥시장에서 똑같이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특히 중국은 지금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지만 광둥성과 상하이 등지에 만연한 오염, 정치적 저항, 사회 불안 등은 엥겔스가 170년 전 영국 맨체스터와 글래스고를 묘사한 내용과 “섬뜩할 정도로 닮았다”고 지적한다.
 이광일 옮김. 680쪽. 3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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