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절망·인생…아이들의 몸짓에 담다 ■새영화 `피나 바우쉬의 댄싱 드림즈’ & 새DVD
  • 경북도민일보
사랑·절망·인생…아이들의 몸짓에 담다 ■새영화 `피나 바우쉬의 댄싱 드림즈’ & 새DVD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1.0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대 청소년들 열달동안 `콘탁트호프’ 배우는 과정 담은 다큐멘터리
기교·우아함 없지만 다양한 감정 조각 몸으로 표현…근사한 울림 선사
세계적 현대 무용가 피나 바우쉬의 생전 모습 볼 수 있어 감동 두배

 
 무대에 선 남녀들이 전면을 응시한다. 그리고 음악과 함께 상체는 가만히 둔 채 엉덩이만 좌우로 움직인다. 그들의 몸은 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어떤 이들은 심지어 뚱뚱해 보이기까지 한다. 우아하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고전발레라면 상상도 못했을 법한 몸이다.
 그런데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몸으로 추는 춤이 꽤 근사한 울림을 준다. 첫 장면에서 “뭐지?”라는 느낌을 줬다면 첫 장면과 비슷한 춤이 반복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솜털마저 곤두서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피나 바우쉬의 댄싱드림즈’는 춤을 배워본 적이 없는 청소년들이 독일의 현대무용가 겸 안무가 피나 바우슈의 작품 `콘탁트호프’를 배우는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독일 부퍼탈 인근의 12개 학교에서 온 46명의 학생들은 `매음굴’이라는 의미를 담은 `콘탁트호프’를 10개월 간 배운 후 이를 무대에 올린다.
 `콘탁트호프’는 남녀가 만나 서로를 알아가게 되는 과정을 담은 무용극(탄츠테아터)이다. 사랑의 친밀감부터 공격성·잔인함까지 사랑의 다양한 조각들을 몸으로 표현해낸 난도 높은 작품이다.
 열 몇 살에 불과한 아이들이 사랑의 복잡한 의미를 과연 몸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더구나 기교도 떨어지는 아마추어들이 말이다. 영화를 보다보면 이런 우려는 눈녹듯 사라진다.
 영화는 아이들의 이야기와 고통이 깃든 춤을 잇대어 보여준다.
 세르비아 전쟁의 참상을 경험한 아이, 한 번도 제대로 사랑을 느껴본 적이 없는아이, 상대방에게 무관심한 아이는 저마다 흐르는 세월 속에 유포된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하나하나 끄집어 내 이를 춤에 접목한다. 곧 놀라운 일들이 벌어진다. 마음에 묵직한 빗장을 꽁꽁 쳐둔 아이들은 연습 과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문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느꼈던 사랑, 절망, 인생을 몸에 실어 전한다. 춤이 화려하진 않지만 마음에 와 닿는 이유다.
 세계적인 현대 무용가 피나 바우슈(1940-2009)를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볼만한 영화다. 암 투병 중이지만 줄담배를 피우며 학생들을 물끄러미, 때로는 흐뭇하게 바라보는 바우슈의 모습은 오래도록 인상에 남을 법하다. 상영시간 89분 간 바우슈가 많이 등장하지 않아 아쉬운 감이 남을 정도다.
 안네 린젤과 라이너 호프만 감독이 함께 연출했다.
 “무척 기대돼요. 믿고 있어요. 잘못될 일은 없어요. 아이들은 최선을 다했고, 그들을 사랑해요. 실수해도 괜찮아요. 그냥 대견할 뿐이예요.”(피나 바우슈)
 1월20일 개봉.
 
 
 
 
새 DVD `스텝업’

화끈하고 자유롭게,우아하고 아름답게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추는 춤은 흥겹다. 건강한 몸의 움직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듯 하다. 춤추는 이가 선남선녀라면 금상첨화.
 가난한 동네에서 힙합춤을 추는 B-보이와 예술학교에서 정통 발레를 배운 발레리나가 엮어내는 청춘 영화 `스텝업’<사진>.
 전혀 대비되는 춤의 색깔만큼 전혀 다른 삶을 산 두 청춘을 내세워 꿈을 향해 가는 젊은 날의 성장통을 그린다.
 시각적 즐거움에 사랑과 우정, 희망 등 나름대로의 메시지까지 담으려 애쓴 작품이다.
 노라 역의 제나 드완은 현재 카메론 디아즈의 연인인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한때 연인 사이였던 게 새삼 드러났다. 쟈넷 잭슨과 엔싱크의 안무를 담당했던 전문 댄서 출신.
 아르마니, 노티카의 모델이었던 타일러 역의 채닝 테이텀은 할리우드 패션 아이콘에서 전문 B-보이 못지 않은 춤실력을 지닌 배우로 거듭 태어났다.
 친구 맥, 맥의 동생 스키니와 함께 서민층 동네에서 차나 훔쳐 팔고,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며 아무런 희망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타일러는 예술학교 기물을 파손한 벌로 학교에서 사회봉사 100시간을 명령받는다. 타일러는 힙합춤을 출 때만 유일하게 위안을 얻는다.
 학교에서 우연히 발레리나 노라를 만난다. 노라는 졸업작품 쇼케이스를 통해 전문댄스회사에 발탁되겠다는 꿈을 꾸지만 상대 남학생이 발이 접질리는 부상을 입어 난감한 상황에 처한다.
 새로운 춤에 호기심을 갖게 된 타일러는 파트너를 자청하고,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던 노라는 이를 받아들인다. 자유롭게 몸의 흐름을 맡기는 춤을 추는 타일러는 발레의 기본 형식을 흘낏흘낏 배우려 하고, 규격화된 동작에 익숙했던 노라는 타일러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관심을 둔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노라와 가까워지면서 타일러 역시 꿈을 품게 된다. 예술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것.
 맥은 그런 타일러에게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하지만 자신처럼 뒷골목 출신이면서도 예술학교에서 꿈을 키우는 마일즈와 춤에 노래를 더하려는 루시 등을 만난 타일러는 진지하게 미래를 고민한다.
 그러나 이들에게 `당연하게도’ 위기가 찾아온다. 노라의 원래 파트너가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타일러의 위치가 난감해진 것. 두 사람의 위기 극복 과정이 흥겨운 춤에 실려 소개된다. 12세 이상 관람가.
 /이부용기자 lby@hidomin.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