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공부 바람이 불어서 미국대학엘 다녔던 친구 이야기다. 한 푼이 아쉬운 터여서 학교 담장밖 `parking meter’를 이용해 `알뜰 주차’를 했다고 한다. 어느날 쉬는 시간을 이용해 동전을 더 넣으려다 보니 앞 유리창에 유인물이 한 장 붙어있었다. 한마디로 과태료가 억울하면 재판을 하라는 소리였다. 억울한 마음에 재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영어 실력이 받쳐주지도 않는데다 일을 벌이면 `배꼽’이 더 커질 것 같아서 분을 삭이는 수밖에 없었노라고 했다.
포항 죽도시장 공영주차장이 지난달 23일부터 포항시설관리공단에 위탁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 완공했으나 시설관리공단 운영이 시간을 끌어 넉달 넘게 공짜 주차를 허용해왔다. 그러나 막상 유료화를 시작하니 이용자가 더욱 줄어들어 적자운영이 눈앞에서 오락가락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대로 가다간 직원들 인건비나 건질수 있을지 모를 형편이라나 보다.
죽도시장은 동해안에서 손꼽는 전통시장이다. 밀려드는 차량 때문에 몸살을 앓는 형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공영 주차장이 텅텅비는 것은 터를 잘못 잡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두 사람의 지적이 아니다. 차량이 많이 몰리는 어시장쪽에 자리잡았어야 할 주차시설이 생뚱맞은 곳에 세워졌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80억원이 넘는 혈세의 낭비 요소를 만든 사람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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