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 재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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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 재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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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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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와 거지의 공통점’이란 우스개가 10여년 전 유행한 적이 있었다. 어디서건 최대 예우를 받으며, 지고의 존경과 선망의 대상인 이 시대 교수님을 거지와 비교하다니, 당찮다 하겠다. 하지만 교수들껜 불경스럽고, 거지들로선 `우린 교수와 동류’라 싶어 우쭐해할 풀이가 사람들을 웃겼다. 첫째, 되긴 어렵지만 일단 되고나면 `만고강산’. 둘째, 출퇴근이 무한자유. 셋째, 맛들이고 나면 스스로는 결코 못 버리는 직업.
 이 우스개 `공통점’은 계속 추가됐다. `늘 뭘 들고(가방과 깡통일 터) 다닌다, 받기만 하고 줄 줄 모른다, 1년 단위로 같은 말만 반복한다(걸인은 매년 각설이타령을 되풀이), 자꾸 먹고도 또 배고파한다, 입으로만 때운다, 절대로 혼자 다니질 않는다…’. 교수 직역에 대한 못난 시새움이라기보다는 일부의 어쭙잖은 보스흉내에 대한 꼴불견과 나태, 세속적 탐욕 같은 걸 비웃은 조소다. 비웃는 마음이 오죽했으면 두 부류의 차이점으로 `거지의 아내는 남편을 하늘같이 여기지만 다른 쪽은 남편을 엿으로 본다.’고까지 했을까.
 대학생 반값등록금이 작금 사회적 화두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내걸고, 행정부가 화답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한 언론매체가 전국 40여개 사립 종합대 정년보장 정교수의 평균연봉이 1억원을 훌쩍 넘는다고 보도했다. 교수님들은 그에 상당한 노력과 투자와 경력을 가졌을 것이고 스스로 따졌을 때 부당하게 많은 연봉이 아닐 지도 모른다. 하지만 등록금의 절반 이상이 교수를 비롯한 교직원들의 인건비라는 조사내용이 사실이고, 등록금이 비쌀 수밖에 없는 게 높은 교수봉급 때문이라면 억대연봉 교수님들이 좀 생각해볼 건 없을까. 더구나 제자들은 등록금 벌기 위해 공부를 제쳐두고 아르바이트를 한다지 않는가.
 여야 정치권은 등록금을 절반으로 줄였을 때 생기는 갭은 무엇으로 메울지에 대해선 한마디 말이 없다. 그들이 믿는 데라곤 국민지갑뿐일 게다. 교수 고액연봉을 뒷받침하는 게 등록금이라면, 이걸 낮추는 일에 교수님들도 고통분담을 자청하고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 자신들의 봉급인상 억제를 비롯하여 강력한 대학구조조정 의지를 자진 천명할 수는 없을까. 하긴 탐욕과 천박성에서 걸인과 공통점이 저리도 많다고 조롱받는 분들에게 그런 걸 바라는 것 자체가 부질없는 소리라고 퉁바리맞기 딱 알맞을지 모르겠다. 
 정재모/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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