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공문줄이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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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의`공문줄이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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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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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들의 연필을 얻어 쓰는 일이 많은 A씨는 최근 새로운 사실을 알고 무릎을 쳤다. 우연히 `종이연필’을 발견하고나서다. 연필심을 감싼 자료가 나무가 아니라 압축처리한 폐지였던 까닭이다. 칼로 깎아보니 인쇄물 부스러기들이 나무처럼 깎여 나왔다.
 알뜰주부 B씨는 요즘 부수입이 늘었다고했다. 집안에서 폐지가 많이 나오는 편이어서 가끔 이웃 고물상에 실어다 주는데 평소보다 갑절 가까운 돈을 주더란 얘기다. 의하해 하니 폐지값이 많이 올랐다고 설명해주더란다. 그말을 듣고 보니 폐지 수집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할머니들의 표정이 많이 밝아져있더라고 했다.
 대기업 포스코가 `페이퍼리스(Paperless)’운동인가를 펼친다는 기사를 읽은 것 같다. 이번엔 포항시가 종이사용량 20%절감 목표를 내걸었다는 소식이다. 종이없는 사무환경(Paperless Office)을 도입해 예산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PPT(파워포인트)를 비롯한 첨단통신기기를 활용한다나 보다. 이면지 재활용이 고작이던 때와 비교하면 효과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
 종이 아껴쓰기가 사회전반에 걸쳐 하나의 흐름을 이루는 것 같다. 종이 소비가 많은 곳에서부터 앞장서면 그 효과는 갑절이 될 게 분명해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공문(公文)’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마음가짐이 뿌리 내려야 할 것 같다. 짧은 기간 개방직 공무원생활을 해본 어느  친구의 말이 생각난다. 자신의 전직(前職)에서는 웬만한 일은 `말’로 해결하는 게 관행이었다. 그런데 공무원이 되고보니 만사가 공문이다시피 해서 놀랐다고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보니 근거를 만들어놔야 뒤탈이 없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더라는 얘기였다. 포항시가 `종이없는 사무환경’을 내걸었지만 이 점이 해결되지 않으면 열매를 거두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공문 주무르는 시간에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테니까.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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