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의회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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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의회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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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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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하다보면 아무개의 생가(生家)라는 곳도 둘러보게 된다. 출입을 막는 금줄이 쳐있는 곳도 있어 멀찌감치 떨어져서 건너다볼 수밖에 없는 가구도 있다. 생가 건물도, 가구도 그다지 값져 보이지 않는다. 주인 이름만 아니라면 눈여겨 볼 이유가 없어보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세월이 흐른 탓일 게다. 당시에는 `명품’이었을지 모르나 세월탓에 빛은 바래고 흠집이 나있기 일쑤다. 그러니 진정한 가치를 실감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옛날 건물이나  가구의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잣대로 소유주를 빠뜨릴 수는 없다. 검소하다못해 빈약하달 지경인 것일지라도  후세의 추앙을 받는 인물이라면 되레 그 가치가 커지게 마련 아닌가.
 안동시의회가 멀쩡한 집무실을 뜯어내고 6억4천만원이나 들여 리모델링을 한다고 한다. 안동시의회는 20년이나 지났다며 건물의 `노후화’를 이유로 꼽는 모양이지만 이에대한 비판론도 만만치가 않다. 20년동안 실제 사용기간이 얼마나 되느냐는 반론이다. 그런데도 일반자재보다 3배나 비싼 자재를 쓰고 좌변기와 비데에 3천만원을 들인다면 이를 바라보는 눈길이 고울리가 없다. 단돈 1원도 무섭게 알아야 하는 혈세낭비인 까닭이다.
 설령 안동시의회 시설들이 20년 아니라 그 보다 훨씬 더 오랜 세월동안 풍상을 견딘 것이라 할지언정 그 값어치는 따로 있다는 소리가 하고 싶어진다. 지금 안동엔 할일이 얼마나 많은가. 구제역 한 가지만 꼽더라도 그 후유증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해 고통받는 처지다. 이런 판에 공짜여행이라고 해외 여행이나 다녀오자마자 집무실 뜯어고치는 일에나  열성을 보인다고 한다면 앞뒤가 뒤바뀐 처사다. 번지수가 한참 다르다 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힘에 밀려 외부건물 지하로 쫓겨난 부서의 직원들 처지도 생각해봤어야 했다. 안동시의회 건물의 가치는 시의원들 스스로가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말기를 기대해본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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