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무서울 게 없는 태풍일 것만 같은데 고기압 앞에서는 꼬리를 내린 꼴이기도 하다. 이번 태풍 `메아리’는 우리에겐 다소 뜻밖인 특성도 보여줬다. `6월 태풍’이란 점이 그 하나다. 태풍철은 대체로 7 ~ 9월 이어서다. 기록을 보면 이번 메아리처럼 성급한 태풍이 없는 것은 아니다. 멀리는 1963년 태풍 `셜리’가 , 가깝게는 2004년에도 6월 태풍이 불었다. 이번 태풍은 남한 땅에 상륙하지 않은 기록도 남기게 됐다.
피해가 작다고는 하지만 두고두고 잊지못할 피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칠곡군 왜관읍에 있는 `호국의 다리’ 붕괴다. 생각하면 할수록 기이하고 분통터지는 일이다. `호국의 다리’가 북한측이 6·25전쟁을 일으킨 바로 그날 그 시각에 무너져내린 사실은 두고두고 `말거리’가 될 듯싶다. 이 일을 둘러싸고 또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조사해보면 밝혀질 일이다. 관계자들이 무슨 강변을 늘어놓아도 인재(人災)가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기는 어려울성 부르다. 앞으로 누가, 무슨 책임을, 어떻게 질지도 지켜볼 일 가운데 하나로 남게됐다.
어수선한 가운데 6월 태풍은 지나갔지만 진짜 태풍의 계절은 남아있다. 기상당국에 따르면 앞으로 발생할 태풍 가운데 2개쯤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초속 17.2 ~ 20.8m로 부는 바람은 `큰바람’이다. 중형이라는 `메아리’의 위력이 어땠는지 생각하며 대비해야 할 일이다. 또다른 호국의 다리 붕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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