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의 `대하’에 `쏜살’이 나온다. “여덜 명의 경주자는 마당을 달아난다. 둥그렇게 양쪽으로 새끼줄을 친 가운데를 쏜살처럼 다름박질치는 것이다.” 김용택의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에도 `쏜살’이 나온다.“ 상당히 반듯한 계곡을 물은 쏜살같이 흐르다가 너덜겅바위들을 넘고 들며 부서지고 또 깊은 소를 만들기도 한다. ”
포항지역 도심도 폭주족의 `해방구’가 돼가는 모양이다. 늦은밤 환호해맞이공원에 모여든 오토바이부대가 2시간 동안이나 도심 가로를 휘젓고 사라지기 일쑤라고 한다. 마치 `쏜살’과 맞겨루기라도 해보자는 심사인 것만 같다. 폭주족들은 스피드만 즐기는 게 아니다. 위험천만한 묘기 자랑도 서슴지않는다. 그러나 시민들의 눈길은 곱지않다. 천둥벌거숭이들의 난동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폭주족들의 오토바이에서는 폭탄터지는 듯한 소리가 난다. 머플러를 잘라서 개조한 때문이다. 마치 “이 잘난 나 좀 봐주오”하는 소리 같이 들린다. 폭주와 굉음이 요란해 시민이 피해를 입는데도 경찰은 두손놓고 있다시피 하다고 한다. 단속엔 위험이 따르는 탓이다. 때문에 헬멧 안쓴 배달업소 오토바이만 걸려든다. 포항남·북부 두 경찰서가 올해 상반기에 단속한 폭주족은 없다. 단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단속건수는 130건을 올렸다. 신호위반 79건을 비롯해 중앙선 침범, 난폭운전, 무면허 운전 따위다. 만만한 대상들만 단속해 실적을 올린 모양이다. 이 모든 현상들이 가뜩이나 더운 여름밤을 더욱 무덥게만 한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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