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증인’ 만나고도 엉뚱한 곳만 헤집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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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엽제 증인’ 만나고도 엉뚱한 곳만 헤집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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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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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곡군 왜관읍 캠프 캐럴 미군기지내 고엽제 매립 지점이 새로운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고엽제 드럼통’을 처음 폭로한 퇴역 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가 한·미 공동조사단의 조사지역과는 다른 곳을 가리켰기 때문이다. 하우스 씨는 엊그제 캠프 캐럴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헬기장 남쪽 경사면과 헬기장에서 칠곡군교육문화회관 사이가 고엽제 드럼통을 묻은 지점”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라면 공동조사단은 이제껏 헛공사만 벌여왔다는 소리 밖에 안된다.
 미군 측은 이 때문에 더욱 많은 의시(疑視)만 받게 되고 말았다. 하우스 씨가 미국 애리조나주 KPHO -TV와 인터뷰를 하면서 `고엽제 드럼통 매립’을 처음 증언한 때가 지난 5월 이었다. 그 뒤로 미국 측은 하우스 씨를 면담해 1978년 당시 상황과 관련한 증언을 면밀하게 채록한 것으로 밝혔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고엽제 드럼통을 파묻은 지점도 알아냈을 것 아닌가. 그런데도 이제껏 엉뚱한 곳만 헤집고 있었으니 의혹만 쌓이게 되고만 꼴이다.
 고엽제 드럼통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왔지만 낭비가 심했다. 인력도,장비도,시간도 모두 낭비만 계속해온 셈이 되고 말았다. 고엽제 매립 첫 증언자인 하우스 씨가 현장을 방문하기까지 걸린 시간도 너무 오래 걸렸다. 하우스 씨가 가리킨 곳을 먼저 조사했어야 했다. 그러고도 고엽제 드럼통을 찾지 못했다면 그의 기억 잘못으로 돌리고 다른 곳을 탐사하는 게 일 처리의 올바른 순서가 아니었겠는가. 이제라도 일을 처리하는 순서를 바꿔야 하리라고 본다.
 한·미공동조사단의 목표는 33년 전에 파묻힌 진실을 찾아내는 데 있다. 그 진실은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밝혀내는 게 최상이다. 이는 칠곡군 주민들이 촉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공동조사단은 지름길을 놔두고도 먼 길을 빙 돌아가는 헛수고를 계속 고집하고 있다. 의혹과 의구심이 쌓일 수밖에 없는 행보만 거듭하는 모양새다.
 하우스 씨는 물론이고 그와 동행한 퇴역 장교 필 스튜어트 씨도 진실 규명을 거듭 주문했다. 현안 해결 과정에서 현장 탐사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아울러 관련 기록을 찾아내는 일 또한 이에 못지않은 비중을 갖는다. 미군은 250개나 되는 고엽제 드럼통을 처리하면서 기록 한 줄 남기지 않을 만큼 허술한 군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으려면 미국 측의 진실규명 자세가 진정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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