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밤 9시 영도대교와 연결되는 광복동 4차로를 70대 이상 백발 노인들이 점거했다. 250여 명의 어버이연합 회원들이다. 노인들은 버스를 타고 영도대교 앞으로 온 시위대 1500여 명과 맞섰다. 노인들보다 6배나 많은 인원이다. 노인들은 “희망버스로 가장한 절망버스는 마지막이 돼야 한다”며 시위대를 설득했다, 2시간 만에 시위대 상당수가 철수했다.
`버스시위 결사반대’라고 쓴 띠를 두르고 손에 `절망버스 Stop’이란 피켓을 든 노인들은 젊은 시위대에 체력이 달릴 수밖에 없으나 그래도 버텼다. 잠시 쉬기 위해 버스로 돌아갔다가도 금새 돌아왔다. 험악한 시위대에 동료 노인들이 다쳤거나, 저지선이 뚫렸을까 우려했기 때문이다. 현장을 지켜본 경찰관은 “좌파 시위대의 천적(天敵)이 등장한 것 같다”고 했다.
대한민국 어버이연합은 나라사랑을 국민에게 전하고 나눔으로 밝은 사회를 만들자는 기치로 2006년 5월 8일 출범했다. 서울 종로구 인의동 쌍린빌딩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정의실현하는 사업”과 “반핵반김 평화운동” 등을 주관하고, 굶는 노인들을 위한 컵라면과 김밥 도시락 나누기를 하는 자생 단체다.
어버이연합은 `노무현 자살 2주기 행사장’에서 태극기를 깔고 추모비를 올려놓은 노무현 재단과, 태극기를 밟은 한명숙 전 총리 규탄집회를 비롯해 촛불이 난무하는 친북 좌파들의 시위현장에는 어김없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작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고 유엔과 미국에 대표단과 서한을 보내 북한을 두둔한 참여연대 앞에서 “쓰레기 참여연대는 대국민 공개 사과하라”는 규탄집회를 갖기도 했다.
어버이연합은 참여연대를 향해 물병에 휴지를 말아 넣어 던지는, `화염병’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신나와 휘발유가 불붙은 화염병을 투척하고, 죽창을 휘둘러온 극렬 친북 좌파들을 향한 통쾌한 패러디다.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어른이 되겠다”고 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길거리로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또 정상이 아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시위집회 현장에 우리의 `어버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우리사회가 그만큼 `싸가지’가 없어졌다는 증거다. 어버이들이 길거리에서 젊은이들과 몸싸움 벌이는 일들이 없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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