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쉬움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연안에는 때마침 해무(海霧)가 잔뜩 끼어 있었다. 여기에다 육지 쪽으로 분 해풍으로 폭죽발사 때 발생한 포연(砲煙)이 금수(錦繡)를 펼쳐 놓은 듯한 빛의 상당부분을 뒤덮었다. 해무와 포연 때문에 허공중의 불빛 다수가 가려버렸다고 해서 지난해보다 더 많은 관람인파가 운집한 축제 자체를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치부할 일은 아니지만 `불꽃쇼’에서 시민·관람객이 더 많은 불빛을 향유하지 못한 것은 분명 아쉬움이다.
올해 같은 이런 `해무심술’과 육지로 불어와 자욱한 포연을 허공중에 날려 올리는 해풍은 여름철에 벌어지는 이 축제 때마다 되풀이될 수도 있다. 한반도 여름 날씨가 언제부턴가 비구름이 자주 끼고 폭우가 시도때도 없이 쏟아지는 아열대 기후로 변화하고 있다는 주장들도 근년 들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 불빛축제가 왜 하필 한여름 피서철과 동시에 벌어져야 하느냐는 물음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저간의 사정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축제가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어 지역경제 활력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취지가 크다고 볼 때 포항불빛축제의 개최시기에 대한 논의가 이쯤에서 한번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바와 같이 어차피 피서객들이 몰려올 동해안일진대 굳이 이 무렵에 불빛축제까지 곁들여야 할지, 아니면 효과를 더 크게 얻기 위해 그 시기를 봄이나 가을로 조정하는 것이 좋을지 범시민적으로 논의해볼 만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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