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들의 역습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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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들의 역습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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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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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시트콤`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 오늘 첫 선
 
세번째 하이킥 시리즈로 방송전부터 기대만발…제작진 부담 커
김병욱 PD “욕심 많아 일 벌여놨는데… 6개월 완주가 목표”


빚에 쫓기는 가장부터 `88만원 세대’까지 다양한 인간군상 나와
현실적 이야기 하려하다 보니 돈이 등장…진정성 있게 그리려해
15명의 인물 모두 다 사연 많아…배우-캐릭터 연결 작업 공 들여

 
지난 17일 오후 일산 MBC드림센터 2층 회의실에서 열린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제작회의 현장. 김병욱 PD를 비롯해 `순풍산부인과’부터 김병욱 PD와 호흡을 맞춘 김영기 PD, `하이킥’ 시리즈 전편에 참여한 이영철 작가 등 PD와 작가 10여명이 모였다.  회의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시작해 늦은 밤까지 계속된다. 이야기가 본궤도에 오르면 밤을 꼬박 새우는 것도 부지기수다. 첫 방송을 이틀 앞두고 촬영은 10회차에 접어들었고 대본은 20회까지 진행됐다. 총 120회로 예정됐으니 이제 막 발을 뗀 셈이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 방송 전부터 엄청난 기대를 받다보니 제작진의 부담은 크다.
 김병욱 PD는 “시간이 없는 게 가장 문제”라며 “욕심은 많아 일은 벌여놨는데 6개월 완주가 목표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세번째 `하이킥’ 시리즈인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패자들의 역습을 전면에 내세웠다.
 땅굴로 연결된 두 집을 배경으로 빚에 쫓기는 가장부터 `88만원 세대’ 대학생까지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한다. 공교롭게 주요 캐릭터들은 모두 돈 문제에 얽혀 있다.
 김병욱 PD는 “돈이 얽히면 다양하게 이야기를 풀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돈 때문에 한계상황을 많이 겪게 되잖아요. 돈은 1차원적인 문제이면서 멜로나 코미디로 사람들한테 와 닿게 풀 수가 있어요. 저희가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구름 위에서 노는 듯한 이야기는 안 하고 싶었어요. 되도록이면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돈이 등장하는 거죠.”
 이영철 작가는 “’88만원 세대’의 경우 (돈이)젊은 사람들의 화두인 만큼 진정성있게 그려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이킥’에 등장하는 15명의 캐릭터 중 사연이 없는 인물은 없다.
 제작진은 이야기와 캐릭터를 짜는 작업에 많은 공을 들였다.
 김병욱 PD는 “우리가 만나본 배우들의 이미지가 캐릭터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서지석처럼 실제와 다른 경우도 있는데 그 경우 배우가 연기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PD와 작가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영기PD, 김병욱PD, 조찬주PD, 백선우 작가, 홍보희 작가, 이영철 작가, 장진아 작가, 송미소 작가.

 이들의 얘기를 어떻게 다 담아낼 지가 제작진의 고민 중 하나다.
 홍보희 작가는 “모두가 주인공이라 생각한다”며 “여러 명이 주인공이다 보니 작가들이 각자 애착이 가는 인물이 따로 있을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회당 2개의 아이템을 다루다 보니 제작진은 일주일에 총 10개의 아이템을 소화해야 한다. 주말 회의에서 작가 7명은 매주 각자 아이템 10개씩을 들고 와 쓸 만한 아이템을 고르는 작업을 반복한다.
 주중에는 대본을 집필하고 촬영하는 과정이 이어지다보니 방송기간 사적인 여유는 꿈도 꾸기 힘들다. 본의 아니게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다 보니 아이디어의 원천은 경험보다는 상상력이다.
 조성희 작가는 “캐릭터를 만들면서 `얘네한테 무슨 일이 있으면 재미있겠다’는 상상을 많이 한다”며 “어떤 때는 단어 하나에서 이야기가 떠오를 때도 있다”고 했다.
 `하이킥’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멜로 라인이다. 이번 `하이킥’에도 30대 의사와 여고생 간의 사랑 등 다양한 멜로 라인이 등장한다.
 장진아 작가는 “젊은 배역이 많다보니 `지붕뚫고 하이킥’보다 멜로의 전개가 빠를 것”이라며 “짝사랑도 있고 삼각관계도 있다. 다양한 멜로를 보실 수 있다”고 전했다.
 김병욱 PD는 “작가들이 결혼 못하는 이유가 로맨틱한 것을 자꾸 상상하다보니 자기도 어떤 기대 같은 것을 품게 되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이번 `하이킥’에서는 전작과 달리 내레이션이 본격적으로 활용됐다. 이적이 미래 시점에서 과거인 현재를 이야기하는 내레이터 역할을 한다.
 김병욱 PD는 “(이전과) 엇비슷한 이야기처럼 보일까 봐 형식을 달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미래에서 지금을 바라보면 우리가 사는 시대가 블랙 코미디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들이 미래 시점에서는 이상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미래 사람이 보기에 지금 미인의 기준이 이상할 수도 있는 거죠.”
 그렇다면 세 편의 `하이킥’ 시리즈를 묶는 고리는 무엇일까.
 김병욱 PD는 “`하이킥`’시리즈는 좀 더 드라마화됐다”며 “장르도 1편은 스릴러, 2편은 멜로. 3편은 소동이 많다. 내러티브가 있고 이야기의 연속성이 강조된다”고 설명했다.
 김영기 PD는 “`하이킥’이 시트콤의 대명사처럼 브랜드화됐다”며 “이번 `하이킥’은 일종의 연장선상에서 시청자들한테 했던 이야기에 알파를 보탰다”고 말했다.
 `지붕뚫고 하이킥’은 주인공들의 죽음으로 막을 내리면서 많은 시청자에게 충격을 안겼다. 김병욱 PD의 다른 시트콤들도 해피엔딩으로 보기 힘들었다는 점에서 이번 `하이킥’도 비극적 결말로 마무리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많다.
 김 PD는 그러나 “우리는 매주 상황을 만들어간다. 엔딩을 짜고 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캐릭터를 한번 엮어보면 어떨까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요. 그게 소동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엔딩을 대충 생각하긴 하지만 딱 정해놓지는 않아요. 열린 작품으로 봐야죠. 시트콤은 공동창작이다보니 작품이 유기체 같아요. 이야기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있는 거죠.”
 
 그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거침없이 하이킥’의 결말을 사과한 것에 대해 “뜬금없이 종영 1년 후에 사과하니까 내가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더라”며 웃었다.
 그는 “사과는 그런 결말을 다시 안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그때 결말이 전적으로 잘못됐다는 의미의 사과가 아니라 사람들의 기대에 미흡한 점에 대한 심심한 위로”라고 해명했다.
 김 PD는 지난 10년간 숱한 히트작을 배출하며 방송가에 `김병욱표 시트콤’을 각인시켰다. 그가 보는 `김병욱표 시트콤’의 특징은 무엇일까.
 “제가 다른 드라마 PD나 예술가에 비하면 평범한 삶을 사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일상적인 사람이라서 볼 수 있는 것들이 있어요. 그리고 드라마보다 다큐를 좋아하다 보니 비정하고 삭막하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를 반영할 수 있는 거 같긴 해요. 어떤 분들에게는 그게 코미디로 보일 수도 있지만 현실에 비교적 가까운 얘기를 한다고 생각해요.”
 첫 방송을 앞두고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이번 `하이킥’은 큰 텍스트라고 생각해 줬으면 좋겠어요. 여러분들이 텍스트 안에서 어떤 것을 찾을지 알 수는 없지만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을 찾아서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게 웃음일 수도 있고 교훈일 수도 있겠죠. 그런데 우리도 시작할 때는 잘 몰라요. 다만 그런 의미를 잘 찾을 수 있게 풍성한 텍스트를 만들고 싶습니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19일부터 매주 월~금요일 저녁 7시45분에 방송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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