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바다 토사 흘러들어 성게 등 어패류 집단 폐사
“살길 막막”…대책 호소
북구 송라면 조사리 어민들이 인근 해병대 강하훈련장 이전공사에 따른 토사유출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토사유출로 뻘이 깊게 쌓인 하천의 모습.
포항시 북구 송라면 조사리 어민들이 최근 인근 해병대 강하훈련장 공사장에서 흘러내린 토사로 전복 등 어패류가 집단 폐사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16일 조사리 어촌계에 따르면 해병대가 사용해오던 흥해읍 용한리와 칠포리 일대 33만㎡의 훈련장 부지에 포항영일만항 배후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송라면 조사리 대체부지로 옮겨갔다.
훈련장 조성공사는 작년 11월에 시작돼 올 8월 말 터닦기 공사가 완료됐다. 문제는 비만 오면 민둥산이 된 공사현장에서 엄청난 양의 토사가 바다로 흘러들어 성게, 전복, 해삼 등 조사리 앞 바다의 정착성 어패류 및 해조류가 모조리 죽어버린 것.
특히 공사가 끝나기 직전인 지난 7월에는 큰 비가 내려 흙이 송라면 광천으로 흘러들어 수중에 뻘이 10㎝나 쌓였다. 이 때문에 성게 등이 뻘에 묻혀 모두 폐사했다.
포항수협 박천수 비상임이사는 “지난 1972년부터 공동어장을 관리해 왔지만 성게가 죽어서 나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며 “더구나 성게가 침과 껍질마저 다 벗겨진 것은 한 번도 없었는데 성게가 산에서 내려 온 흙탕물로 인해 뻘에 파묻혀 죽은 후 파도의 의해 육지로 밀려온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조사리 어촌계 130여가구는 성게, 전복, 해삼 등으로 연 1억원 가량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해병대 강하훈련장에 풀이 자라는 시기까지 계속적인 피해가 예상돼 주민들은 수십년 간 가꿔온 생활터전이 한순간에 사라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주민들은 폐사 어패류 보상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훈련장 사용 저지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민관군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조사리 주민 김모(65)씨는 “지난 40년간 한미 합동상륙작전 등으로 어선 야간출항금지, 양식업금지, 소음 등의 제약을 겪었고 이번에 또다시 강하훈련장이 들어서면서 추가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민둥산에서 흘러내린 토사로 인해 삶의 터전이 붕괴되는 상황을 맞으니 정말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손석호기자 ssh@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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