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대통령 그리고 DJ, YS, 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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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대통령 그리고 DJ, YS, 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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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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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 복/(방송인)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가 그려내는 정치 도형(圖形)이 가관이다. 노 대통령이 DJ를 동교동 사저로 덜렁 찾아가자  YS, JP가 따로 만나 노 대통령과 DJ를 싸잡아 비난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그렇다 쳐도 대통령을 지냈거나 사실상 정치에서 퇴출된 JP까지 정치판을 기웃거리며 감놔라 배놔라 하는 모습이 처량하다 못해 딱해 보인다.
 물론 빌미는 노 대통령이 제공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자 전두환 씨까지 포함해 DJ와 YS를 청와대로 초청해 의견을 청취했음에도 며칠되지 않아 DJ를, 그것도 사저로 찾아가는 파격을 보였기 때문에 나머지 사람들이 자극받은 측면이 있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과 DJ가 `북핵 문제’와 `경제문제’를 논의했다는 게 양측 설명이지만 그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그 시점은 열린우리당 내에서 당 자진 해체 움직임이 부산해진 시기이기도 하다. 노 대통령은 DJ와 호남의 힘을 등에 얻고 열린당 해체를 막아보려 했다는 것이다.
 또 그 시점은 DJ는 자기가 벌여놓은 `포용정책’이 북핵실험으로 폐기될 위기에 처하자 전국을 다니며 햇볕정책을 되살리기 위해 몸부림치던 때다. 햇볕정책을 옹호하기 위해 북한을 감싸고 미국을 비난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전남 목포역 광장 수많은 인파 앞에서 대통령선거 연설 하듯 사자후(?)를 토하고 `목포의 눈물’을 부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방명록에 `무호남( 無湖南) 무국가(無國家)’라는 글을 남겼다. 말하자면 `전라도 없는 대한민국 없고, 김대중 없는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다. 여차하면 호남을 업고 다시 정치에 뛰어들 수 있다는 예고이기도 하다. 햇볕정책으로 받은 노벨평화상이 햇볕정책 폐기로 오욕에 덮이는 상황을 막겠다는 몸부림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행보는 수없이 이용해온 호남의 지역감정을 퇴임 후까지 다시 동원하겠다는 의미로도 보여져 국민들로부터 눈총을 받았다.
 DJ의 왕성한 정치행보에 YS와 JP가 가만히 앉아 있을 분들이 절대 아니다. 포문은 JP가 먼저 열었다. 그는 지난달 말 중앙대 주최로 열린`승당 임영신 박사 추모 강연회’에 참석해 DJ를 맹비난한 것이다. 그는 또 “저쪽에서 협박·공갈을 하는 동안 우리는 대화 운운하느라 시간만 줬다”면서 “점잖은 것처럼 대화로,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되지 않은 말씀은 하지도 말라, 언제까지 점잖은 척 할 것이냐”고 햇볕정책을 비판했다. 또 DJ에 대해 “툭 하면 평화주의자처럼 욕 안 먹으려고 재주를 부린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뿐만 아니라 JP는 노 대통령의 `북한의 핵 개발은 자위적 측면이 있다’는 발언에 대해 “도대체 북한에서 온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 무슨 생각으로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최고책임자가 횡설수설하니 잠이 안 온다” 말했다. 또 이재정 통일부 장관 내정자가 남침, 북침에 대해 발언을 주저했던 것을 거론하며 “한심한 친구들”이라고도 했다. 평소 과격한 용어 쓰기를 자제해온 JP로서는 극언을 퍼부은 셈이다. YS와 JP 회동에서는 극언이 쏟아졌다. 노 대통령을 향해 “끄떡하면 그만두려 한다”며 “정신이 이상한 것 같다”는 심한 말까지 나왔다. YS와 JP는 회동에서 “DJ와 노 대통령이 잘못 만들어 놓은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이같이 입을 맞췄다.
 두 사람은 노 대통령과 DJ가 만난 것에 대해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을 봉합하기 위한 야합”이라며 `대북 지원 자금을 덮기 위한 야합’이라고 입을 모았다. 회동이 끝난 뒤 JP는 “한 마디 덧붙이겠다”며 “보고만 있지 않고, 행동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면에 나설 뜻을 밝혔다. 바야흐로 3김 시대는 갔어도 3김은 펄펄 살아 국민들의 면전에 다시 나타날 날만 계산하고 있는 격이다. YS가 “노무현 대통령이 저질러 놓은 것, 너무 어지럽게 만든 것 등 모든 것을 내년에 새 정권이 확실히 청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서 그걸 예감할 수 있다. JP는 “해서 될 일과 안 될 일을 구별할 수 없는 사람들이 내년에 옳게 선택하도록 힘을 써야 되겠다”고 거들었다. 내년 대선이 `포스트 노무현’ 시대를 이끌 인물을 뽑는 게 아니라 3김의 대리전이 될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불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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