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가 다시 쌓이는 현상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 속도가 너무 빨라서다. 낙동강 준설을 마친지 겨우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경북의 상주보와 경남의 창녕합천보, 창녕함안보 일부 구간에 모래 퇴적(堆積)현상이 측정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창녕합천보 상류에는 최대 60%, 상주보는 25%까지 다시 모래가 쌓인 상태다. 창녕함안보는 10%쯤 이라고 한다. 음향수심측정기를 이용해본 결과다. 구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10 ~20%쯤 쌓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준설한 강바닥에 다시 모래가 쌓이는 것은 낮은 쪽에 맞추기 위해 높은 쪽의 침식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지류와 본류 강바닥 높이가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이 현상을 두부(頭部)침식이란 말로 설명한다. 이러한 침식현상이 계속되다가 본류와 지류의 강바닥이 완만하게 되면 침식은 안정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물난리가 걱정되는 지천에서는 침식속도가 빠르게 진행돼야만 한다는 이야기다. 본류와 지천의 공사순서를 뒤바꾼 데서 빚어진 일 때문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침식과 퇴적속도가 빠르다 보니 또한번 준설작업을 벌여야 하는 게 아니냐하는 걱정이다. 준설엔 1조 원 대돈이 필요하리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보는 사실상 완공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혈세를 1조 원씩이나 또 쏟아부어야 한다면 이처럼 기막히는 일도 드물 것만 같다.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측은 현재 상태를 전부 측량하고 있다고 한다. 당연한 일이다. 측량결과는 사실 그대로 국민들에게 보고돼야 한다. 모래 퇴적현상의 원인과 결과와 대책도 아울러 밝혀져야 한다. 지금 4대강공사는 속도전 탓에 온갖 현상이 다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모든 주장이 다 맞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정확한 진단으로 국민들의 불안을 가라앉혀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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